WTI유가 한 주 동안 9.5% 올라···국제유가 상승 흐름美 금리 점진적 인상 전망···對中 수출전략 전환할 때
한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수출·내수·투자 모두 암울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세계경제 부진, 중국의 성장둔화, 저유가 심화 등의 영향이 국내 지표에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우리경제가 회복가능성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아니다. 국제유가는 지난주부터 상승국면에 접어들었고, 중국은 향후 중속 성장을 예고하면서 탄탄한 경제체질을 만드는 데 본격 돌입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점진적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9% 오른 배럴당 35.92달러, 두바이산 원유는 32.39달러로 1.3% 올랐다. WTI는 올해 2월11일 12년 만에 가장 낮은 26.21달러를 기록했고, 같은날 두바이유도 26.9달러에 거래됐었다. 이후 국제유가는 점차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WTI는 지난 한 주 9.5% 올랐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내 원유시추기 가동 감소 등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완화로 WTI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 원유생산의 73%를 담당하는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한 것도 일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초저유가 역풍을 맞고 있는 우리경제도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수출단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수출은 12.2% 감소해 14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그러나 물량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보다 11.2% 증가했다. 지난해만 해도 수출물량은 전년보다 2% 늘었다. 2월 수출단가는 21% 급락했고, 작년 한 해만 9.8% 하락했다.
물건은 많이 팔았지만, 저유가로 물건값이 떨어져 수출액 기준으로 본 수출이 뒷걸음질 쳤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선박을 제외한 휴대폰, 컴퓨터 등 주요 품목 수출은 개선됐고, 미국, 아세안, 베트남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됐다. 1월 21.6%, 31% 각각 감소했던 중국과 중동 수출도 2월 -12.9%와 -6%로 감소폭이 축소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저유가와 함께 우리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G2(미국·중국)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Fed-funds 선물시장에서 나타내는 3월 금리인상 확률은 8%에 불과하며, 올해 중 1~2회 인상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외인 자금유출 등의 우려가 해소된 데다 우리나라가 낮은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여력이 생긴 셈이다.
중국은 경제 체질개선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향후 경제성장률을 6.5~7%로 제시하면서 중속·안정적 성장을 공식화했다. 구조조정 등을 통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경제체질을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對)중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존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소비재, 서비스 등으로 수출전략의 변화가 전제된다면 그 충격은 완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정부는 한중FTA를 바탕으로 새로운 유망 수출품목 육성을 준비하고 있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 제시는 낮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한중FTA를 활용하면서 소비재, 서비스 중심으로 발 빠르게 대처한다면 기존에 중국시장에서 누렸던 만큼 대중 수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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