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개입 中산업은행 회장 시절 행적도 논란“회사경영의 균형감각 잡아줄 것”
현대중공업이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SJD코퍼레이션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18일 정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금융권 유력 인사들을 선임한다.
특히 관심을 끄는 인물은 민유성 고문이다. 민 고문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깊숙이 개입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은 SDJ코페레이션 설립하고 기자회견에 나섰을 때부터 민 고문은 신 전 부회장의 옆을 지키기 시작했다.
산업은행 회장을 역임한 그가 재벌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SDJ코퍼레이션의 주요 임원진은 민 고문 인맥으로 채워졌다. 신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권종순 전무는 민 고문과 서강대 경제학과 74학번 동기다.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홍보상무는 민 고문과 살로먼스미스바니에서 함께 일했다.
신 전 부회장의 소송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두우의 조문현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대표 변호사는 민 고문과 경기고 동창이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신 전 부회장이 아닌 민 고문이 벌이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민 고문은 이러한 시선에 아랑곳 않고 신 전 부회장을 계속해서 돕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재벌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민 고문이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는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민 고문의 산업은행 회장 재임 시절 공과도 사외이사를 맡는데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리먼브라더스 서울지점 대표를 맡고 있던 민 고문은 산업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리먼브라더스 본사 인수를 추진해 논란을 빚었다.
리먼브라더스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결국 파산했는데 산업은행이 만약 인수를 진행했다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을 수도 있다.
포스코의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 고가 인수와 관련해서도 민 고문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 주관사가 산업은행이었고 민 고문은 산업은행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은 2010년 3월 산업은행으로부터 회사 주식 446만주를 1주당 9620원에 확보한 뒤 불과 일주일만에 포스코에 1만6331원(440만주)에 매도해 최종적으로 289억여원의 차익을 남겼다.
지난해 검찰은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등을 기소한 바 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 측은 민 고문의 사외이사 선임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서 사외이사로 적합하다고 판단해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을 추천한 것”이라며 “회사 경영의 균형감각을 잡아주는 사외이사 본연의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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