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확대되며 리베이트 도마 위로자정 노력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아직 존재감시망 피하기 위해 시간 지날수록 수법 교묘해져
제약업계의 자정 노력과 한국제약협회와 각 제약사의 윤리경영 추진 등으로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이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를 압수수색하며 업계 내 리베이트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은 노바티스 압수수색 후 다른 마케팅 대행업체와 제약사로 수사를 확대했다. 국내 중견 제약사들도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며 최근 동화약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리베이트에 따른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하기도 했다.
이에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리베이트 조사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처벌, 업계 내 자정 노력에도 속속 밝혀지는 리베이트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리베이트 방법이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련 업계와 복수의 제약사 영업사원에 따르면 현재 제약업계 내에 가장 만연한 리베이트 방법은 노바티스와 같이 마케팅 대행사나 학술행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우회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이 방법은 제약사 대신 대행사나 에이전시가 의사를 접촉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이 방법은 이미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수차례 적발되기도 했다.
까드깡은 영업사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일정 금액의 기프트카드나 상품권 등을 구매한 후 이를 현금으로 교환해 현금을 의사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법인카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 명의의 개인카드를 빌리기도 하며 친분이 있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것처럼 꾸며 음식값을 카드로 계산한 후 음식값을 현금으로 돌려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영업사원에게 지급되는 일비를 이용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1~3개월의 일비를 선불로 받거나 영업사원 몫의 인센티브를 의사나 병원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고 현금을 받아 그대로 전달하기만 하면 돼 다른 방법보다 간단하다.
더 교묘한 방법도 있다. 일부 제약사들이 자회사나 계열사,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리베이트의 창구로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물품 취급 업체나 다른 사업영역의 계열사를 통해 현금을 조성, 이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거래 내역이 발각될 경우에도 회사를 폐업하거나 문서를 조작하면 수사망을 피할 수 있어 새로운 리베이트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외에도 자녀의 유학비나 어학 연수비, 의사 가족의 해외여행비 등을 대신 지불하는 방법도 있다. 골프나 회식 접대, 병원 월세 대납 등도 리베이트로 악용되기도 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정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리베이트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처벌과 감시를 피하기 위해 리베이트 방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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