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회의비로 102억원 지출타사와 달리 홍보·학술·세미나 비용 등 포함회의비 명목으로 현금 마련 가능성 있어
지난해 회의비로 100억원 이상을 지출한 보령제약이 리베이트 의혹에 휩싸였다.
보령제약의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지난해 4013억원의 매출 중 102억원을 판매관리비의 일부인 회의비로 사용했다. 2013년 69억4300억원, 2014년 97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제약업계 최초로 100억원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연간 회의비는 10억원에서 20억원 정도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17억4600만원, 한미약품은 14억400만원을 회의비로 사용했다. 보령제약과 비슷한 규모인 일동제약은 4585억원의 매출 중 16억8400만원을 회의비로 지출했다.
매출 대비 회의비 비중으로 봐도 보령제약의 회의비가 막대한 금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보령제약은 매출의 2.5%를 회의비에 사용한 반면 유한양행은 0.15%, 한미약품은 0.12%, 일동제약은 0.36%의 비중이다.
보령제약은 회의비에 대한 회계 기준이 다른 제약사와 달라 회의비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제약사들은 홍보비와 심포지엄 등과 같은 학술·세미나 비용을 따로 책정하거나 판관비의 다른 부분으로 적용하지만 보령제약은 이 비용을 회의비로 정산한다는 얘기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각 제약사마다 회의비에 대한 회계 기준이 다르다. 우리는 ‘카나브’ 등 신약의 학술 비용이 많은데 이를 회의비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회의비 자체만을 비교하면 우리만 회의비를 많이 지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보령제약 회의비를 두고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회의비란 말 그대로 기업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련된 회의에서 발생하는 비용이다. 이 비용에 대외활동 중 하나인 홍보와 학술, 세미나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벌였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보령제약이 사업보고서에 판매촉진비, 홍보비 등을 따로 명시한 점을 주목했다. 홍보비를 두 번 적용하고 다른 제약사가 학술·세미나 비용을 판매촉진비에 포함하는 것과 다른 부분을 두고 보령제약이 회의비를 통해 리베이트를 위한 현금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령제약의 회의비는 관련 업종의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고 회의와 관련이 적은 부분의 비용을 포함하는 것이 수상하다. 이 점과 카나브 출시 이후 꾸준히 회의비 금액이 늘어난 점 등을 고려하면 리베이트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회의를 소집했다고 하면 회의비 발생이 당연한 일이 된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회의를 명목으로 그 금액을 현금화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계 기준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 금액이 큰 만큼 리베이트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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