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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니무라 준 “혼란의 캐릭터··엔딩부터 만들었죠”

[인터뷰②] 쿠니무라 준 “혼란의 캐릭터··엔딩부터 만들었죠”

등록 2016.05.10 16:19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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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배우 쿠니무라 준 내한 인터뷰

쿠니무라 준/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쿠니무라 준/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쿠니무라 준은 일본의 ‘국민배우’다.

국민배우 하면 한국에 안성기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쿠니무라 준의 ‘국민배우’는 결이 다르다.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넓은 진폭의 연기를 통해 작품에서 늘 인상적인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는다.

쿠니무라 준은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작업했다. 국내 관객들에게 낯선 얼굴이지만 일본드라마를 즐겨 보는 팬들이라면 그의 존재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는 영화 '레귤러 하트', '치하야후루2', 드라마 '지지 않는 태양', '굿 파트너 무적의 변호사' 등 백여개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곡성’을 통해 데뷔 36년 만에 칸 영화제를 처음 밟는다. 9일 쿠니무라 준은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이날 오후 열린 VIP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처음 본 쿠니무라 준. 그는 다음날인 10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쿠니무라 준은 ‘곡성’을 통해 칸 진출을 앞두고 국내 취재진과의 만났다. 부담될 법도 하지만 그는 환한 웃음으로 취재진과 마주했다. 미소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인터뷰 내내 “역시”라는 감탄이 새어나왔다.

영화 ‘곡성’은 한 마을에 외지인이 나타난 후 의문의 연쇄사건이 펼쳐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쿠니무라 준은 믿기 어려운 소문을 가지고 있는 외지인으로 분했다.

‘곡성’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던 쿠니무라 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데뷔 36년차 일본 국민배우를 마주하는 자리, 더군다나 ‘곡성’에서 보여준 쿠니무라 준의 연기는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력’이었다.

쉽지 않은 캐릭터 였을 터. 그는 특유의 매력이라 볼 수 있는 카리스마를 한국 영화인 ‘곡성’에서 뿜는다. 이는 관객에게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흡인력 있는 연기로 쿠니무라 준은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캐릭터를 감당할 한국배우가 있을까’ 하는 의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의 출연은 단언컨대 신의 한 수였다.

- 특유의 카리스마를 한국영화에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캐릭터가 주는 ‘혼란’이 있었을 것 같은데 혼란을 어떻게 돌파했나.

“엔딩부터 역으로 계산을 해서 역할을 만들었다. 소문의 불확실성이랄까, 모호함이 있는데 보시는 관객들이 어쩌면 저 사람 좋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살아있는 약한 사람이라고 보여지는 부분이 장면과 장면 사이에 놓여있다. 반전을 줄 수 있겠다고 읽은 부분에서는 오히려 인간미를 드러내 효과적으로 엔딩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연구했다. 결론을 향해 거꾸로 계산해 가는 방법으로 만들었다. 말씀하신 ‘혼란’을 잘 만들어낸 것 같다.”

쿠니무라 준/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쿠니무라 준/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배역안에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것 같다.
“둘 다 있다. 선과 악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 영화 속 캐릭터와의 만남은 어떤 의미에서는 발가벗은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는 의미가 있다. 거울로 자신을 비춰보는 것 같은 느낌. 뭐가 진실이고 현실이며, 뭐가 거짓이고 허상인지 혼란스레 섞여있다. 아까 말씀하신대로 한 마디로 혼란, 혼돈이다.”

- 한국의 토속신앙, 샤머니즘 거부감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나. 훈도시 입는 장면도 부담되었겠다.

“토속신앙이나 샤머니즘에 대해서는 정서적으로 거리낌 없었다. 처음 주저한 부분은 노출이었다. 옷을 거의 입지 않은 상태로 출연한다는게 부담이었다.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몸인가 하는 생각에.(웃음)

- 혼도시 설정 없이 나체로 출연할 예정이었다고 들었다.

“그렇다. 처음에 전라로 나와달라고 했다면 그럴 생각도 있었는데, 설마 진짜 전라로 하지 않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다. 아무리 생각봐도 전라를 계속 보고싶지는 않지 않겠냐.(웃음)”

쿠니무라 준/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쿠니무라 준/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한국적 정서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그런 점은 없었다. 어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은 나라간의 차이는 웃음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보며 웃음 포인트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웃음이 나오는게 아니라 전혀 다른 부분에서 웃음이 터지더라. 웃기에 ‘아 여기서 코미디구나’ 했다.(웃음)”

- 외지인인 일본인 역할에 대한 전형성이 싫지는 않았나.
“처음에 그 부분을 많이 신경썼다. 감독님과 많이 상의를 해 만들어갔다. 마을 안에서 일본인, 일본인 하고 부르는 건 상관없지만 역할이 일본인으로 고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역할 명이 일본인이 아니라 외지인으로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상의해 바꿨다. 고정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재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외지인으로 했다. 단지 일본인이라 불리는 것 뿐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질된다는 지점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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