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25억달러 규모 선박 수주 추진컨테이너선·벌크선·정유운반선 등 다양해해양플랜트 잭업리그 수주 가능성도 높아현대중공업 SK해운 LNG선 수주 협상 중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이후 국내 조선업체들은 이란에서의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최종 계약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변수로 떠오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 국영 석유회사(NIOC)와 국영 선사(IRISL·이리슬)는 현대·삼성·대우 등 국내 조선 빅3와 25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먼저 현대중공업은 이리슬이 발주 예정인 1만4500만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하는 1만4500만TEU급 컨테이너선은 척당 선가가 1200억원가량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주절벽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가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인 현대미포조선도 이리슬과 PC선(정유운반선) 10척, 벌크선 7척에 대한 계약을 재추진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08년 이리슬로부터 총 17척을 수주하고 계약금 10%를 받았지만 경제 제재로 인해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란 정부는 향후 화물운송에 필요한 컨테이너선 등 새로운 선박 건조를 발주하면서 과거에 동결됐던 이 계약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최종 계약이 성사될 경우 총 수주금액은 12억달러(약 1조36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란에서 해양플랜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란 국영석유사(IOOC)가 발주하는 잭업리그(Jack-up Rig·유전개발 시추설비) 5기를 두 회사가 나눠 수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주액은 최소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사상 최악의 수주가뭄에 처한 국내 조선업계는 이란에서 내리는 단비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과의 경쟁이다. 국내 업체들은 이란 측이 요구하는 선박금융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중국은 모두 수용하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규정에 따라 선박 건조 자금의 80%까지만 선박금융으로 조달할 수 있다.
반면 OECD 미가입국인 중국의 조선업체들은 정부지원으로 건조 자금 100%를 선박금융으로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에서의 수주를 위해서는 선박금융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이란에서도 품질이 뒤처진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선박금융에서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도 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의 성과를 계기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실적도 본격적으로 재도약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SK해운으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척당 가격은 2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되면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업계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LNG선을 수주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SK해운과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추진 단계를 언급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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