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등 50명 승진식품·바이오·물류 등 신사업 대폭 강화인수전·사업확장 등 과감한 행보 기대
재계에서는 CJ그룹이 이재현 회장 공백 기간에 회사를 지킨 전문경영인을 위해 ‘보은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평가하며 추후 공격적인 경영에 속도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12일 CJ그룹은 그룹 내 임원에 대한 승진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정기임원인사에서 보류된 임원의 승진을 확정한 것으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와 박근태 CJ대한통운 공동 대표이사 등 50명이 이름을 올렸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재판으로 자리를 비운 이래 임원 승진폭을 최소한으로 유지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신임임원(상무대우) 33명만 승진시키고 43명의 보직변경만 실시했으며 2014년 인사는 해를 넘겨 지난해 4월에야 역대 최소폭으로 이뤄졌다. 당시 승진한 신임임원은 13명이었다.
이는 오너 부재로 위기가 그룹의 위기가 장기화된 만큼 현장 인력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변화만 시도해 조직을 재정비한 것으로 해석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이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약 3년2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되면서 인사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는 모습이다. 12월 정기인사에 약 3개월 앞서 실시된 이번 승진인사에는 지난해보다 인원이 대폭 늘어났다.
이에 따라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가 부회장에, 박근태 CJ대한통운 공동 대표이사가 사장에 올랐고 김성수 CJ E&M 대표와 김춘학 CJ건설 대표, 허민호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 정문목 CJ푸드빌 대표 등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CJ주식회사에서도 신현재 경영총괄이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에, 김홍기 인사총괄이 부사장대우에서 부사장에 각각 선임됐다.
김철하 대표의 부회장 승진은 재계 전반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오너 일가 또는 영입된 인사가 부회장을 맡아보던 것과는 달리 그룹 내부에서 부회장에 오른 첫 사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비상 경영위원회 멤버로서 손경식 회장, 이채욱 부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과 함께 회사 안정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꼽히며 CJ제일제당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어온 점에도 높은 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는 CJ그룹 주요 현안과 관련된 계열사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현재 CJ가 한국맥도날드·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사업 연관성을 지닌 CJ푸드빌과 CJ오쇼핑에서 대거 승진자가 나왔고 최근 동남아 물류시장을 본격화한 CJ대한통운에서도 박근태 대표이사 등 5명이 승진했다.
그룹 후계구도의 핵심인 CJ올리브네트웍스도 허민호 올리브영부문 대표와 성정현 영업본부장, 선보경 상품본부장이 각각 부사장과 상무에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신성장동력을 책임지는 CJ제일제당 역시 김철하 신임 부회장에 이어 바이오 연구인력 등 계열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14명이 이름을 올렸고 공석이던 식품사업부문장에는 강신호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부사장)가 자리를 옮겼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복귀와 함께 서둘러 조직 재정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하며 “굵직한 인수전 참여 등 여러 현안을 안고 있는 만큼 과감한 경영행보로 그간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CJ그룹 측은 “지난 3년간 그룹 위기상황으로 인해 보류한 기존 임원 승진 인사를 확정한 것”이라며 “그룹비전인 ‘2020 그레이트 CJ’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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