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기록 중인 대한민국. 체감 실업률은 훨씬 심각하지요. 청년은 물론 중장년층도 고달프기 그지없습니다. 비정상적인 취업시장, 언제쯤 정상화될 수 있을까요?
◇ 진화 혹은 퇴화, 호모인턴스 = 토익과 학점만으로도 취업이 가능했던 세대가 ‘오스트랄로스펙쿠스’라면, 각종 스펙을 쌓고도 정규직이 되지 못한 채 인턴만 반복하는 요즘 구직자들은 ‘호모인턴스’에 이르렀다는, 진화 아닌 진화를 일컫습니다.
◇ 인턴도 양극화, 금턴과 흙턴 = ‘금수저’, ‘흙수저’처럼 인턴도 양극화되고 있는데요. ‘금턴’은 인맥 등 속칭 ‘빽’을 통해 갈 수 있는 양질의 인턴 자리를, ‘흙턴’은 일도 못 배우고 허드렛일이만 하는 인턴을 뜻합니다. 인턴을 반복하다 부장급의 경험을 쌓아버린 이는 ‘부장인턴’으로 불리지요.
◇ 캠퍼스 낭만은 없다, 동아리 고시 = 대학가에 ‘낭만’ 대신 ‘실존’이 자리 잡은 지도 오래. 취업에 도움 되는 인기 동아리의 경쟁률이 고시 못지않다 해서 ‘동아리 고시’란 말도 있습니다. 밥 먹으면서 배운 내용을 점검하고 정보를 나누는 ‘밥터디’도 생겼지요.
◇ 스트레스의 저연령화, 사망년과 십장생 = ‘삼일절’(31세가 되면 절망) 기억하시나요? 이젠 스트레스 받는 연령대가 더 낮아졌습니다. 인생무상에 방황하는 대학교 2학년은 ‘대2병’, 스펙 준비에 고통 받는 3학년은 ‘사망년’, 심지어 10대마저 장차 백수 될 걱정을 한다 해서 ‘십장생’이라 불립니다.
◇ 심리적 증상, 자소서포비아와 서류가즘 = 이쯤 되면 취업 스트레스가 공포 수준. 자기소개서 작성이 두렵다는 ‘자소서포비아’란 신조어도 있지요. 서류 합격만 돼도 기쁨과 감사함을 느낀다는 ‘서류가즘’은 1차 전형 통과조차 기적처럼 돼버린 꽉 막힌 취업시장을 반영합니다.
청년 체감실업률이 30%를 넘는 시대의 신조어들. 재치는 넘치지만 ‘낭만’, ‘자유’, ‘저항’으로 상징되던 청년문화가 사라지고 오직 ‘생존’만이 젊은 세대의 키워드가 된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이성인 기자 silee@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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