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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폭등하는데···규제 못하겠다는 국토부

[뉴스분석]강남 집값 폭등하는데···규제 못하겠다는 국토부

등록 2016.10.18 11:17

수정 2016.10.18 15:40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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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투기과열지구 요건 충족했지만우물쭈물하는 국토부 집값 방조 의혹컨트롤 타워 기재부도 국토부 알아서? 부동산 과열 심각···한국경제 일촉즉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출처=국토교통부)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출처=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가 강남 재건축 과열 등 강남 집값 급등세에 대해 사실상 당장 규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강남권이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을 이미 충족했는데도 지정을 우물쭈물하거나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 컨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도 이런 저런 핑계로 구두 개입만하는 등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어 정부가 강남 집값 오름세를 방조하거나 키워주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18일 건설부동산업계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현재 주택법령상 국토부 장관은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하게 높은 지역 중 주택공급이 있었던 직전 2개월간 해당 지역 청약경쟁률이 5대1을 넘거나,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의 청약률이 10대 1을 넘는 곳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서울, 수도권과 충청권은 주택 공급 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로부터 5년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그 외 지역은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전국 부동산 투기 광풍을 이끌고 있는 서울 강남구를 비롯해 서초구, 강동구 등이 이 기준을 충족해 지구지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강남3구의재건축 아파트 값이 3.3㎡당 평균 4000만원을 넘어선데다 개포지구 등은 3.3㎡당 8000만원을 웃도는 등 아파트값이 우려스러운 수준까지 차오르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맞춤형이나 단계적 대응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눈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토부가 강남 집값 폭등세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의심을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는 최근 강남, 서초, 강동 등 투기지역 지정 가능성 언론보도에 대해 단계적, 선별적인 시장 안정시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며 그 밖의 대책의 추진여부, 시기, 지역 및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정해진 바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도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당분간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신 국토부는 불법전매나 통장거래, 다운계약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단속 범위를 늘리겠다는 기존 원칙만 시장에 밝히고 있다. 이는 사실상 새로운 내용이 없는 것으로 강남 집값 폭등세를 방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경제 컨트롤 타워인 기재부는 국토부에 책임을 떠 넘기는 듯한 뉘앙스까지 풍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시장 개입 멘트다. 실제 유 부총리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그런 것을 포함해 그 부분을 타깃으로 하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여러방안이 결론 난 것은 아니다. 국토부가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연구한 뒤 관련 부처끼리 협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실상 국토부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인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선 정부가 강남 집값을 띄워주고,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여기에 제1금융권에서는 강남 등 활황세가 유지되는 곳 위주로 아파트 집단대출 승인이 나가고 서민들이 애용하는 보금자리론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내수의 한 축인 부동산 경기가 무너져선 안된다는 정부의 절실함을 알고 있다”면서도 “가계부채 급증, 부동산 과열 양상을 비춰볼 때 지금은 투기세력을 없애야 한다. 금리인상 가능성도 커 골든타임도 얼마남지 않았다. 청약제도 개선과 분양권 전매 강화 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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