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로 美 달러·채권금리 고공행진선진국 수요 높아져··· 外人, 신흥국서 이탈 조짐"내년 상반기까지 지속"vs"속도조절" 팽팽
이처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증시의 하방 압력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국고채 금리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외국인 자금 이탈도 가속화되면서 증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8일 미국 G6 달러지수는 101.3을 기록해 지난 2003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95~100 사이에서 움직이던 해당 지수는 지난 8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후 4% 가까이 급등했다.
미국 국채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2.35%, 1.06%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재정적자 확대 전망 속에 장기 금리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12월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단기물 금리도 나란히 상승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당선 확정 직후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던 코스피지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낙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개표결과가 한창 전해지던 지난 9일 45포인트 급락했던 코스피는 다음 날 곧바로 44.22포인트 올라 2000선을 회복했으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현재 1970선까지 주저앉은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두드러졌다.
외국인들은 11일부터 16일까지 4거래일 동안 1조원에 가까운 국내주식을 팔아치웠다. 트럼프 당선을 기점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라는 부담에 직면했다”며 “덜라화는 신흥국 통화 뿐 아니라 선진국 통화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트럼프 내각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심리적 불안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며 “내달 초까지 외국인들은 코스피가 추가로 1조5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달러와 금리 상승 기조 역시 최악의 경우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도 나왔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최근 물가연동국채 금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실질임금이 최근 상승하고 있고, 트럼프의 반이민, 반세계화 정책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 1분기까지는 강(强)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에 대한 지나친 베팅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매수 수요가 정점을 통과하는 만큼 향후 금리 및 달러 강세 기조가 약화될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상승과 달러강세 속도가 조절되기 시작하면 원화 약세도 진정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부진하지만 원화 강세로 반전할 경우 주가 수익률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업종에 대한 관심과 비중 확대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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