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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외국인 이탈 가속···위태로운 트럼프 시대

한국 증시 외국인 이탈 가속···위태로운 트럼프 시대

등록 2016.11.15 15:07

수정 2016.11.15 15:15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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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코스피서 외국인 1조600억원 매도11월 말까지 추가 매도 가능성도 제시돼 트럼플레이션 우려에 신흥국 자금이탈 행렬

미국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사진=도널드 트럼프 SNS미국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사진=도널드 트럼프 SNS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달러 강세와 미국 채권금리 상승, 자국 보호무역주의 우려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투심이 악화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외국인들은 총 1조6287억원을 매도하고 나섰다. 이날도 오전 10시 기준 350원을 추가 매도 중이어서, 매도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외인들은 현재 선물에서도 이달 들어서만 3조1978억원의 물량을 쏟아내며 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인들의 자금 유출이 단기간 마무리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통상 외국인 매도 정점은 3조원 부근에서 형성된 점을 고려해 외인이 이달 말까지 최대 1조5000억원의 추가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노선에 대한 시각 확인과 환율 변수 안정화 등 수급을 선회를 담보할 구체적 정황이 확인되기 전까지 외국인의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을 염두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만약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국내 증시 부침이 심화될 전망이다. 외인 자금 유출은 저점을 매수 기회로 여기는 기관에도 매도 반응이 빠른 개인에게도 투자심리 저하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서 외인투자자가 ‘셀 코리아’(Sell Korea)하기 시작한 건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이 재조사돼, 지지율이 박빙을 이룬 시점부터다. 과격한 언행으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 증대로 트럼프 리스크를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신흥국을 떠나 안전자산으로 몰려들었다.

당선 전까진 트럼프 리스크 우려로 인한 자금 유출이었다면 당선 후에는 성격이 조금 바뀌었다. 보호무역 강화주의와 재정지출․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한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떨어지자 외인이 매도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의 재정지출 확대 공략은 일명 ‘트럼프노믹스’라 불리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에 대한 감세와 트럼프식 뉴딜정책인 인프라 투자(1조 달러)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트럼프노믹스가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면 인플레이션(트럼프효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트럼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연말 기준 금리 인상을 앞둔 연준이다. 만약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올라갈 경우 트럼플레이션 효과와 부합해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이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공약 중 하나인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불안감도 외국인 증시 이탈을 돕는 부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부채 증가가 달러 강세를 제한할 것이란 의견도 인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론 금리 인상이 될 경우 채권 가격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다시 안전자산을 떠나 위험자산으로 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백악관 입성 전, 후보 시절 강경한 공약에서 벗어나 완화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점도 트럼프 리스크가 과도하다는 의견에 힘을 준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트럼프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들의 포지셔닝(위치) 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며 “보호무역 대두는 외인의 추가 자금 유출을 유발하는 부문이지만 경제 여건상 급격한 수출·입을 제한 정책을 펼칠 수 없을 걸로 전망돼 포지셔닝 조정 후엔 증시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정책은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약을 위해 몇 가지 행동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단기간 내 국내 수출흑자가 급격히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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