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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감사의견 거절···금융당국 암투에 새우등 터진 격?

[뉴스분석]대우건설 감사의견 거절···금융당국 암투에 새우등 터진 격?

등록 2016.11.21 16:14

수정 2016.11.22 09:17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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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 3분기 감사의견 거절 대우건설 투자자 멘붕 금감원, 안진 통해 산은·대우 길들이기 의혹 확산주인없는 설움?···당국 힘겨루기에 희생양 분석도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전경(출처=대우건설)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전경(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이 분식회계 의혹으로 또다시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회사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이 최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3분기 분기보고서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그 배경을 두고 각종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감사의견 거절과 관련한 의혹은 공시 이전 대우건설의 공매도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미공개 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이어 최대주주인 산은인 대우건설이 주인없는 설움으로 또다시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알력싸움에 희생양이 됐다는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금감원 등 당국이 산업은행을 길들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파장이 가시질 않고 있다.

21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내 회계법인 빅4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3분기 경영실적 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은 대우건설과 투자자들은 시쳇말로 ‘멘붕’ 상태다. 작년 회계 부정으로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지도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다시 재무 투명성에 타격을 입는 건 치명적이라는 의미다.

대우건설이 돈(용역비)을 주고 안진회계법인에 재무재표 의견 용역을 맞겼는데 어이없게도 안진이 이 회사(대우건설) 재무재표가 믿을 수 없다고 떠들고 다니면서 신뢰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반기나 연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당한 기업은 거래정지 이후 상장폐지까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안진회계법인은 분기 보고서를 검토하기 위해 대우건설이 제출한 공사수익, 미청구 공사 등 주요 안건의 자료가 적정성을 판단하기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표면적으론 국내 빅4 회계법인인 안진이 대우조선해양과 분식회계를 공모하거나 방조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고 있는 만큼 대우건설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보고 있다. 불똥이 대우건설로 튀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더 의미심장한 의혹을 제기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입김설이다. 업계에선 회계법인들이 일명 코스닥 잡주들에게나 줄 법한 검토 의견 거절을 대형주인 대우건설에 통보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이 부실 감사 논란으로 아무리 궁지에 몰렸어도 매출이 10조원이 넘는 대형주인 대우건설에 검토의견 4가지(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중 최악인 의견거절을 스스로 결정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대형 회계법인도 시쳇말로 돈을 받고 회계의견을 검토해주는 만큼 ‘개가 주인을 무는 격’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때문에 안진회계법인 스스로의 결정 이라기 보다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입김도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우건설의 주인이 산은과 금감원 등 금융당국의 미묘한 관계도 의혹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실제 공공기관이자 금융기관인 만큼 산은도 금감원의 감독을 받아야 하나, 금감원보다 금융위의 입김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금융업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보니 자존심이 상한 금감원이 최순실 게이트 사태 파국에서 산은에 칼을 들이댄 형국이라는 이야기가 관가와 업계 안팎에서 나돌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 분식회계 제재 사건 당시에도 정치권과 금융당국 등 외부 입김으로 금감원이 솜방망이를 휘둘렀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만큼은 산은과 대우건설을 제대로 손을 보자는 의미로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안진회계법인에 입김을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게다가 최근 최순실 정국으로 윗선(?)의 눈치를 사실상 볼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정치권 인맥이 있다는 얘기도 있어 이같은 산은 길들이기의 의혹이 퍼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형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분식회계 의혹은 비단 대우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건설사들이 증시에서 디스카운트를 받는 요인이 바로 분식회계 의혹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우건설이 주인이 없고, 산은을 비롯해 정치권과 얽히고 설힌 인연이 적지않아 항상 대우건설이 타킷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건설사에도 정치권 입김이 사라져야 업계가 더 성숙하고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분석도 많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 한 점은 이번 사태로 관련 기업은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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