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사드배치 따른 경제보복반덤핑·규제강화로 韓기업 고충관광·한류 등 문화산업도 규제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 관광객(요우커) 방한 제한, 한한령(한류 금지령) 등을 단행한 데 이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서는 등 경제적 보복조치의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산 수입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폴리실리콘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작은 실리콘 결정체 물질로 태양전지 기판용으로 주로 쓰인다.
중국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벌여 2014년 1월부터 2.4~48.7%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 같은 반덤핑 세율에도 한국산 폴리실리콘의 수입량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중국 업체의 신청에 따라 다시 시작됐다. 반덤핑 행위 조사 대상 기간은 2015년 1월부터 12월이다.
재조사가 이뤄지면 통상 시장 점유율을 늘린 기업에 관세를 더 부과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 중국 폴리실리콘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산 제품이 집중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중국에 총 7억4600만달러(약 8800억원)의 폴리실리콘을 수출했다. OCI는 2011년 2.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당시 본격적인 생산을 하지 않았던 한화케미칼의 반덤핑 관세율은 12.3%였다.
이에 재조사를 신청한 중국 업체는 한국산 제품에 33.68%의 덤핑 마진을 새롭게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재조사는 1년에 걸쳐 진행된다. 이에 따라 이번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는 내년 말이나 2018년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은 한국 배터리 업체에 불리한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수정안 초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
중국 정부는 최근 배터리 업체 연간 생산능력 기준을 80억와트시(Wh) 이상으로 상향했는데 이는 기존 2억Wh의 40배 수준이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회사는 중국 1위 업체인 비야디(BYD) 정도로 알려져 있다.
LG화학·삼성SDI 등의 중국 내 생산 능력은 연 20억~30억Wh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아직 중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인증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활용할 경우 국내 업체로선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한류 관련 산업은 이미 피해가 현실화 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패키지 상품 20% 감축’ 조치를 내리면서 한국을 찾는 유커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저가 해외여행 패키지 판매를 제한하겠다는 의도지만 사실상 한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0월 한국을 찾은 요우커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4.7%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성장률 15.6%에 비하면 급락한 셈이다. 특히 중국의 국경절이 끼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수치다.
중국이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공연과 드라마 출연을 제한하면서 한류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한국 연예인을 내세워 TV 광고 등을 내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밖에도 중국은 한국산 제품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식품·화장품 등 소비재 분야에 대해서도 각종 규제를 강화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응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한국산 식품·화장품의 수입불허 건수는 148건으로 대만(583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이 한미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전방위적인 경제적 보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서둘러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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