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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관광·항공·배터리업계 해결방안 고심

[연초부터 中 사드보복] 韓 관광·항공·배터리업계 해결방안 고심

등록 2017.01.05 16:09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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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제재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 등의전세기 운항 신청에 불허 결정 내려 관광·면세점 업계, 유커 감소에 울상“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 필요해”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쇼핑 중인 중국인 관광객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쇼핑 중인 중국인 관광객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이어지자 관광과 항공, 배터리업계가 해결방안 모색에 나섰다. 관련업계에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뾰족한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지급 차량 목록(5차)에서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 5대의 이름을 올렸다가 반나절 만에 제외했다. LG화학과 삼성SDI 측은 회사에 대한 직접 조치가 아닌 고객사에 대한 제재란 점에서 당혹스러워했다.

양사는 고객사와의 계약 조건으로 인해 납품 고객사를 밝힐 수 없다. 때문에 중국 정부에 공식적인 항의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해당 차량을 목록에서 제한 이유를 명확하게 발표하진 않았지만 관련업계에선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 풀이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LG화학과 삼성SDI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 기준 인증에서 탈락시켰다. 이후 양사는 5차 인증 심사를 준비했지만 중국 정부는 명확한 이유 없이 심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LG화학 충북 청원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LG화학 충북 청원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각각 난징(南京)에 전기차 10만대 규모, 심안(西安)에 전기차 15만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세워 운영 중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새로운 활로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중국 시장이 아닌 다른 국가로의 수출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모범 인증 규제를 받지 않는 차종에 납품하고자 영업 중이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항공업계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해 울상이다. 중국 민항국은 이달부터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했다. 중국 민항국에 아시아나항공은 1편, 제주항공은 6편, 진에어는 1편의 전세기 운항신청을 했지만 허가 받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기 운항 불허는 한국 항공사에만 해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한국 국토교통부가 설 연휴인 오는 27일부터 2월2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송객을 위해 신청한 중국 남방항공과 동방항공 전세기 운항도 내부 사정을 이유로 운항을 철회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전세기 운항은 불허한 반면 중국에서 동남아 지역으로 가는 전세기는 개통을 허용했다. 중국 내 여행 문화를 한국이 아닌 동남아로 돌리고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활용해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항공업계는 중국 정부의 조치에 허를 찔렸다는 평가다. 전세기의 경우 임시항공편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아 매출 영향력이 크진 않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제재를 가함에 따라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제주항공 제공사진=제주항공 제공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전세기 불허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이후에 어떤 조치가 있을지 모르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중국 정부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는 것이기에 관련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LCC(저비용항공사)업계와 관광업계, 면세점 업계는 중국 당국이 지난해 11월 저가 여행 단속에 나설 것이라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를 통해 일부 지역 여행사에 한국행 여행객 수를 20% 줄이라는 구두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쇼핑 횟수도 1일 1회로 제한했다. 이에 각 업계는 유커 의존도를 낮추기에 나섰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의 관광객 위조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 전반에 규제가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현재 비공식적으로 사드 보복 조치가 가해지는 분야는 항공·배터리·관광업 등이다. 제조업의 경우 한중간의 교류를 막을 경우 중국 기업의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중국 기업에 영향이 적은 분야에 한정적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드보복이 장기화되면 자국의 기업의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각종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상황이 이러하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윤관석·유은혜·박정·유동수·정재호·박찬대 의원은 지난 4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 등 중국 측 고위 당국자들과 사드 배치 관련 문제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1차 방중 이후 5개월만에 다시 중국을 찾은 야당 의원들은 최근 불거진 갈등에 대해 한·중 교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를 상대로 기업이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야당의 방문은 반가운 일이나 한국 정부가 나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사드 보복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외교부가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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