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더블스타, 박삼구 회장과 인수 경쟁업계 “채권단, 국부유출·글로벌 영향력 감안해야”
17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 중 더블스타가 가격과 비가격요소를 합한 종합점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오늘 해당 안건을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부의 한 후 채권단 가부를 물어 18일께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에게 가격과 조건 등을 통보할 예정이다. 박삼구 회장은 30일 내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확정지어야하며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45일 이내에 자금 조달방안과 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중국업체와 박삼구 회장의 대결 구도는 예비입찰 때부터 예견됐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더블스타와 지프로,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C), 중국 링룽타이어, 인도 아폴로타이어 등 5곳을 선정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중국계 기업인 SAIC와 더블스타, 지프로가 1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했다.
중국 기업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적극 나선 이유는 중국 내 생산 시설, 영업망, 기술, 브랜드 파워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3위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국내 시장에서는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와 함께 시장 점유율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 난진공장과 텐진공장, 장춘공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 조지아 공장과 베트남 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공급과잉을 문제로 타이어 공장 건립을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타이어 업체들은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거점 국가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장 건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 공장을 보유한 금호타이어는 저조한 실적에도 매물로서의 가치는 높게 평가됐다.
미국과 중국 영업망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매물로서의 매력을 높였다. 업계에선 요코하마타이어와 기술제휴를 바탕으로 세계 최상위권의 R&D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유력 업체로 꼽히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순위가 기존 34위에서 10위권으로 도약 가능하다.
이에 더블스타는 생산시설, 기술력 등의 시너지를 위해 약 1년 전부터 금호타이어 인수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예비입찰 참여 1조 4000~7000억 원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가격 외 고용승계, 향후 사업계획 등 비가격 평가에서도 채권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을 정도로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선 중국 업체의 준비성에 혀를 내둘렀다.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만큼 금호타이어 매각에 있어 채권단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타이어 업체의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관련 업계에서 국부 유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쌍용자동차 전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인수 후 2009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기술만 유출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도 빚었다.
2002년 중국 비오이(BOE)에 매각된 LCD업체 하이디스도 4년 만에 부도처리 되면서 기술만 빼앗겼다는 논란이 일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시장의 경우 기술 장벽이 높아 신규 업체의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이기에 타이어 제조를 하지 않거나 금호타이어보다 규모가 작은 업체들이 거액을 들여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중국 자본의 경우 수차례 먹튀 논란이 있었던 만큼 채권단은 이 점을 염두해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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