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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앞둔 조용병號, CEO 단결이 숙제다

출범 앞둔 조용병號, CEO 단결이 숙제다

등록 2017.03.09 09:17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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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자회사 CEO 선임 끝마쳐과도한 견제 시 분열 재발될 우려 커7년 전 사태 재발되면 신뢰도 추락동반자적 관계로 협업·단결 꾀해야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신한금융그룹이 조용병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중심의 CEO 교통정리를 마치고 ‘1등 금융그룹 수성(守城)’이라는 원대한 꿈의 실현을 향해 출항했다.

조용병 차기 회장은 오는 23일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 의결 이후부터 임기를 시작하지만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 그룹 내 다른 자회사 CEO들은 지난 7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사람으로 치자면 머리보다 손과 발이 먼저 움직이는 셈이다.

신한금융그룹에서 요직으로 분류되는 곳은 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주력 회사 4곳이다. 차기 지주 회장과 은행장 인선은 지난 1월에 모두 마무리됐다.

지난 6일에 진행된 신한금융그룹 자회사 CEO 선임 결과 임영진 지주 부사장과 김형진 지주 부사장이 모두 사장으로 승진한 뒤 신한카드와 신한금투 사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에 따라 한동우 회장, 조용병 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의 체제는 조용병 차기 회장, 위성호 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투 사장의 체제로 대대적 변화를 맞게 됐다.

새롭게 진용을 꾸린 신한금융 주력 CEO 4인방의 평균 연령은 58.75세(만 나이 기준)다. 올해 회갑을 맞은 조 차기 회장이 가장 맏형이고 1958년생 동갑내기인 위 행장과 김 사장이 가운데를 받친다. 1960년생인 임 사장이 가장 젊다.

한동우 회장 체제의 CEO 4인방 평균 연령이 61.75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과거보다 세 살이 더 젊어졌다. 60대 후반이던 한동우 회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50대 CEO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평균 연령이 조정된 것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금융 주력 CEO 4인방의 평균 연령이 전보다 젊어진 만큼 혁신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차기 회장부터 취임 일성으로 혁신을 거듭 외쳐왔고 위 행장, 임 사장, 김 사장도 시대 변화에 따른 혁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따라서 이들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혁신 DNA를 경영 실제에 반영한다면 신한금융의 혁신 성과는 더 선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조 차기 회장과 위 행장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관심이 매우 큰 만큼 해외 외연 확장을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 역시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한 지붕 아래 모인 4인방이 얼마나 제대로 의기투합해 화음을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신한금융그룹 안팎에서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조직적 화합’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동안 신한금융그룹 내 CEO 선임 과정에서는 조직 내부의 세력 다툼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2010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간 갈등을 계기로 촉발됐던 ‘신한 사태’의 재림 우려가 논란의 핵심이다.

특히 라 전 회장 재임 시절 측근으로 일했던 이들이 여전히 건재하면서 이른바 ‘라응찬 라인’과 ‘비(非)라응찬 라인’의 대립이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이번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도 비슷한 우려는 제기돼왔다. 조 차기 회장은 신한 사태 당시 어느 쪽 라인에도 서지 않았던 중립 성향의 인물이지만 위 행장과 김 부사장은 대표적인 ‘라응찬 라인’ 출신 인사로 분류돼왔다.

그룹 안팎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조 차기 회장이 안정적으로 그룹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위 행장을 비롯한 다른 CEO들의 협조와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자회사 CEO들이 조 차기 회장에 대해 ‘협조모드’가 아닌 ‘견제모드’로 나온다면 제2의 신한 사태가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부 분열이 현실화된다면 신한금융이 꿈꿔왔던 시너지 효과 강화를 통한 리딩뱅크 수성의 꿈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 금융 시장 내에서 한 금융그룹 내의 각 금융사간 협업이 대세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 주력 CEO 4인방이 서로의 이익보다는 그룹 전체의 경영 효과가 배가될 수 있도록 하는 협업에 포커스를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7년 전 ‘신한 사태’와 같은 분열이 다시 일어난다면 시장에서 신한금융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할 가능성이 자명하기에 CEO 4인방 스스로 견제와 분열보다는 협업과 조화를 추구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과거 사태로 인해 받은 상처가 매우 큰데다 조직 문제에 대한 시장의 시각도 여전히 비판적인 만큼 조직 분열 가능성은 적다”면서 “일단은 상호 협조 모드로 가겠지만 앞으로 4인방이 어떤 모습으로 활동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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