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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인용 결정···이젠 경제다

[박대통령 파면]탄핵 인용 결정···이젠 경제다

등록 2017.03.10 11:27

수정 2017.03.10 11:40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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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의 혼란동안 경제 휘청미중 양대강국 압박 대처 못해불확실성 확대로 증시도 출렁내수·수출 회복 계기로 삼아야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됐지만 한국경제號가 나아갈 길은 여전히 깜깜하다. 그동안의 국정공백이 부른 경제 파탄 상황을 서둘러 수습하고 내수와 수출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경제는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지난해 12월9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된 이후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 전개됐다.

경제 전반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미중 두 강대국은 우리 기업을 압박했다.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증시도 출렁였지만 정부의 대응은 소홀하기만 했다. 이 와중에 공공기관에는 국정공백을 틈탄 낙하산 수장이 대거 내려앉았다. 국가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마비되면서 한국경제 전반에 그 여파가 미친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미국은 자국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연일 우리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삼성과 LG가 관세 회피를 위해 불공정 무역 행위를 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은 철강재·변압계 등 국내 기업들에 연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재협상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내 기업들의 불확실성도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수위를 날이 갈수록 높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를 가하는 것은 물론 자국민들에게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여행·유통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사드 피해는 한국 기업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표=KDI 경제동향 보고서(2017.3)표=KDI 경제동향 보고서(2017.3)

최순실 게이트에 이어 미중 양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주식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정치적 리스크가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비이성적인 주가하락에도 손 놓고 있는 정부에 대한 성토가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롯데그룹과 사드 사태:중국의 횡보에 냉철한 투자판단으로 당당히 맞서자’ 보고서에서 “사드 사태는 중국의 선동, 미국의 방관, 무기력한 한국 정치의 합작품”이라며 “우리나라 정부는 현재 협상력은 물론 대응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국정공백을 틈타 공공기관의 수장자리를 꿰찬 ‘관피아’(관료+마피아)도 논란거리다. 사회공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간 임명된 공공기관장 44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4명(54.5%)이 고위 관료 출신이다. 조사 이전 관료 출신 비중은 30% 미만이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 이후 청와대 쪽 압력이 줄어 ‘정피아’(정치인+마피아)가 낙하산으로 내려갈 통로는 좁아졌고 그 영향으로 주무 부처에서 많이 집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3개월이 넘는 국정공백 기간 동안 혼돈에 빠졌던 한국경제는 대통령 탄핵이 결정됨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그동안의 혼란을 서둘러 수습하고 내수·수출을 살리는 경제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매판매(소비)는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0.3%, 12월 –0.5%에 이어 감소세가 확대됐다. 2월 소매판매도 백화점 매출액(-1.1%)과 할인점 매출액(-14.6%)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소비 지표를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표=KDI 경제동향 보고서(2017.3)표=KDI 경제동향 보고서(2017.3)

국내 내수 시장의 장기간 부진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위축된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 또한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내수 위축에 일조하고 있다.

그나마 수출은 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20.2% 뛰며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54.2%)와 석유제품(72.3%)의 호조가 수출을 이끌고 있다.

다만 반도체 등 특정 부문의 높은 증가세가 아직까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미중과의 통상문제, 박근혜 탄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수와 수출이 엇박자를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장기적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를 침체에 빠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낸 ‘수출·내수 디커플링의 시작’ 보고서에서 “수출경기 회복이 내수회복으로 이어지기 전에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나 중국시장 침체 등의 요인이 현실화되면 수출경기가 냉각되면서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불황에 빠지는 내·외수 복합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정부는 미중과의 외교 채널을 활성화해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이 수출에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힘써야 한다. 또한 고용 확대 등 내수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부문의 회복세가 내수 부문으로 파급될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하고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상 출발점에 있는 투자 및 고용의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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