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권자 집회는 자신이 보유한 사채권을 법원에 공탁한 이들만 참여할 수 있다. 각 집회에서는 참석자 3분의 2이상이 동의를 얻어야 하며 참석률이 떨어지거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부결 처리된다.
18일까지 예정된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는 앞으로 두 차례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모두 100%에 가까운 압도적인 찬성으로 마무리됐지만 남은 집회에서 한 번이라도 부결되면 대우조선은 P플랜에 돌입하게 된다.
17일 대우조선에 따르면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빌딩에서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전체 94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가운데 약 7800억원이 참석해 7616억5600만원이 채권자들이 정부당국의 채무 재조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먼저 오전 10시에 시작된 1회차 사채권자 집회는 올해 7월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 가운데 2403억5300만원이 참석해 2403억4700만원(99.9%)의 찬성을 얻었다. 이어 올해 11월 만기 사채 2000억원에 대한 2차 집회에서는 1800억2400만원이 참석해 1782억900만원(98.99%)의 찬성을 이끌어냈다.
1·2차와 달리 개인투자자 1000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3차 집회 역시 예상과 달리 무난하게 통과됐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3차 집회에서는 개인채권자들의 질문 공세 속에 집회가 2시간 반 가까이 진행됐으나 4월 만기분 전체 4400억원 가운데 3560억원이 참석해 이 중 3431억원(96.37%)이 찬성하는 압도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이처럼 대우조선의 운명을 결정할 사채권자 집회가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되는 데는 전날 국민연금이 정부가 제시한 채무 재조정안을 전격 수용키로 결정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오후 8시40분부터 밤 12시까지 투자위원회를 소집해 회사채 50% 출자 전환 및 3년 만기 연장 등을 담은 채무 재조정 방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투자위원회 개최 직전까지 회사채 상환 보장 방식을 놓고 국민연금과 갈등을 빚었던 산업은행이 모든 투자자들에게 ‘대우조선이 도산하더라도 청산가치인 1000억원을 반드시 갚을 것’을 담보하면서 극적 타결에 성공했다.
최대 채권자인 국민연금이 찬성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우정사업본부와 신협, 수협중앙회, 산업은행, KB자산운용 등 회사채 보유량이 500억원이 넘는 주요 사채권자들도 잇따라 찬성표를 던졌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특별히 반대의견은 없었으며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나 경영 정상화 관련 당부 정도만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 채무 재조정안이 모두 가결됨에 따라 나머지 두 차례 집회 결과에 따라 대우조선의 P플랜 돌입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사채권자 동의로 채무 재조정안이 가결될 경우 대우조선은 국책은행으로부터 즉시 2조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수혈 받게 돼 자율적 구조조정을 통한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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