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지역경제 발전 위해 일자리 창출 우선 韓 평택·광주·곡성 공장, 中·美 보다 무인화율 낮아 노조, 제2 쌍용차 우려하며 고용 안정과 유지 요구더블스타, 2년 고용 안정 제안 외 노조 의견 수렴 無노조 경험 부족도 문제···대화 아닌 단절 선택할 수도
있다. 대부분 공정이 무인화로 운영되고 있는 금호타이어 해외 공장들에 비해 한국공장들은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노동집약적 사업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8일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금호타이어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20일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기업 더블스타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타이어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매각될 경우 평택과 광주, 곡성에 위치한 한국공장들이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금호타이어 한국 공장은 중국 남경, 천진, 장춘과 미국, 베트남에 위치한 생산공장 보다 무인화율이 낮은 공장이다. 이로 인해 손해가 발생하는 측면도 있으나 사측은 호남 지역 발전과 일자리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지탱해 온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는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을 우선시여긴 것이다.
하지만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가 인수될 경우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할지 미지수다. 공장설비 고도화 등 추가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채압박이 심화되면 중국 공장보단 컨트롤이 어려운 한국 공장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3곳의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 약 3500여명은 한 순간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280여개를 감안하면 1만여명의 일자리가 위태롭다. 지역경제 침체도 불가피하다.
특히 금호타이어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와의 관계도 문제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 시 가장 고심하는 부분으로 노조가 꼽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고용안정 및 고용 유지 ▲국내공장 물량감소 방지 ▲국내공장 규모 유지 ▲노동자 희생 강요 금지 ▲독립체제 회사 경영 등 총 5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강경하게 더블스타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2년 연속 실적 부진과 1조4000억원 이상의 채무상환 부담을 지고 있는 경영상황을 감안하면 중장기적 고용보장에 대한 현실적 방안 없이 자본력, 기술력, 글로벌 경영능력이 낮은 중국업체에 매각할 경우 고용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한 이후 금호타이어의 임직원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또한 현지 인재 추가 채용과 함께 지역경제와 동반성장 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국내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처사다.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가 된 이후에도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더블스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용안정에 대한 타이어업계 시선은 회의적이다. 업계에 알려진 더블스타의 고용보장 기간은 2년이다. M&A 시장에서 고용 보장을 평균 3년~5년 이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블스타의 제안은 이보다 짧은 2년이다.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차는 직원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인수 후 자동차(SUV) 생산기술만 빼갔다. 한국에 투자와 고용창출은 거의 하지 않은 채 2009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매각했다.
이러한 전례로 인해 더블스타가 제안한 2년 고용보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용 보장 기한을 지킨다하더라도 2년 후에는 구조조정도, 공장폐쇄도 가능하다.
이에 노조는 “금호타이어 매각시 전 구성원의 고용보장이 구체적으로 담보되지 않는 매각은 인정할 수가 없으며 산업은행이 계속 매각을 추진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강경한 노조로 인해 더블스타가 고용 보장 기한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한발 물러서 노조를 회유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 경험이 부족한 더블스타가 인수 이후에도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낮다. 노조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화보다는 단절을 선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노조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강성노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할 것”이라며 “강성 노조 문제와 함께 한국에서 이윤창출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인수 후 한국 공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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