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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법 복잡해지는 도시바 인수전···‘합종연횡’ 활발

셈법 복잡해지는 도시바 인수전···‘합종연횡’ 활발

등록 2017.04.21 07:17

수정 2017.04.21 12:58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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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베인캐피탈과 컨소시엄美브로드컴, 일본정책투자은행 끌어안아대만홍하이, 美·日과 연합전선 구축 추진다음달 2차 입찰, 6월 우선협상자 선정

도시바 본사 건물. 사진=연합뉴스 제공도시바 본사 건물. 사진=연합뉴스 제공

일본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전이 SK하이닉스, 미국 브로드컴, 웨스턴디지털, 대만 훙하이 등 4파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미-일’ 연합 움직임으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와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브로드컴은 일본은행들과 공조하고 있다. 훙하이는 애플, 도시바와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연대는 도시바 측이 메모리 사업부 기업가치를 2조엔(약 21조원) 이상으로 평가해 달라는 요구에 따라 막대한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또한 일본 내에서 일고 있는 외국 기업에 대한 반감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1984년 설립된 베인캐피탈은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운용자산은 750억달러(약 9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마감된 예비입찰에서 2조엔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가 3조엔을 배팅한 것에 크게 못 미친다.

SK하이닉스는 예비입찰은 법정 구속력이 없는 만큼 아직까지 여유 있는 입장이지만 훙하이의 베팅에 맞서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버레이크-브로드컴 연합은 일본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실버레이크는 2013년 글로벨 PC업체 델을 인수한 사모펀드다. 브로드컴은 통신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회사로 최근 서버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도해 혁신기구나 정책투자은행이 실버레이크-브로드컴 연합에 참여해 출자하는 방식이 논의 중이다. 여기에 미 투자펀드 KKR도 공동출자한다는 안이다.

실버레이크-브로드컴 연합이 일본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은 도시바 기술이 해외 업체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일연합체가 구체화되면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버레이크는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게 되면 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며, 브로드컴도 안정적인 낸드 플래시의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훙하이는 1차 예비 입찰에서 최대 인수가액인 3조엔(약 31조원)을 써냈지만 대부분의 공장이 중국에 있어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홍하이는 앞서 일본 여론의 반대 기류를 물리치고 샤프를 품에 안은 바 있다. 또한 훙하이는 일본 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일·대만 연합전선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훙하이가 도시바메모리 지분 20%를 보유하고 일본연합과 미국연합이 각각 40%씩 출자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일본연합은 도시바메모리 모회사인 도시바가 20%, 샤프 10%, 소프트뱅크를 포함한 일본기업이 10%를 출자하도록 제안했다. 미국연합은 애플 20%, 아마존 10%, 델 10% 등이다.

다만 훙하이 측의 제안이 애플이나 아마존, 델 등 출자 대상으로 거론된 기업들과 합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4파전의 한 축인 웨스턴디지털은 현재 도시바와 협력관계인 점을 내세워 우위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 특히 도시바와 합작한 욧카이치 반도체공장에 대해 양사가 합의하지 않은 제3자 매각 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매각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위해 지난달 1차 예비입찰을 진행했으며 5월 2차 입찰을 진행한다. 2차 입찰에는 1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 이후 6월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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