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양극화로 상대적 박탈감·소외감 느껴근로자 37% 출근 계획···비정규직, 서비스업종 많아
홍대 소재 한 닭갈비집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김경완(25·남) 씨는 “근로자의 날이라서 휴일인 것은 알지만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하는 입장”이라며 “요즘은 아르바이트 구하는 것도 힘들고 잘리지 않으려면 불만 없이 다니는 편이 낫다”고 하소연했다.
포천에 위치한 중소 가구공장에서 현장직 근무를 하는 김태완(33·남) 씨는 “납품물량을 맞추려면 출근할 수밖에 없다”며 “한 달간 일정이 다 정해져 있어서 빨간 날이라고 다 쉴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택시기사 김석근(59·남) 씨는 “우리 같은 운전자들은 남들 쉴 때 같이 쉬어버리면 돈 못 번다”며 “이런 날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지 조금이라도 여유 있게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날은 산업사회에서 근로의 중요성을 인식해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 의욕을 높이며, 노사협조 분위기를 진작시켜 노사 일체감을 조성하고자 제정된 노동자 기념일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날은 정작 근로 착취의 날이 돼버린 상황이다. 여기에 연휴의 양극화로 근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만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은 법정 공휴일이 아니므로 자율적으로 휴무를 결정할 수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날 전체 근로자의 37%는 출근을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정규직, 서비스업종 제직자의 출근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이날 근로에 대한 보상마저도 기대 이하였다. 근로 예정자의 58% 이상은 ‘아무런 보상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휴일근로수당 지급(15%), 대체휴일지정(12%),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름(11%) 등 적절한 보상을 기대케 한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일부는 ‘식대’로 출근직원들의 민심을 무마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매해 근로자의 날, 임시공휴일 등 공휴일 휴무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 명암이 갈린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기업 규모, 근로 형태, 직급 등을 이유로 근로자를 하대 또는 차등 대우하는 기업 분위기가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문 소감을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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