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1호기 영구정지는 탈핵국가로 가는 첫 발걸음”LNG 20%→27%, 신재생에너지 5%→20% 끌어올려재생에너지 사업 걸음마···LNG 기존 발전단가 두 배재생에너지 천국 호주 전력난···독일 전기료 40% 급등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원전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며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다.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대해 “안전성과 함께 공정률과 투입 비용, 보상 비용, 전력설비 예비율 등을 종합 고려해 빠른 시일 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언급해 신규 원전건설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처럼 새 정부의 탈핵에 대한 의지가 완고하다. 대신 문 대통령은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의 대체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내세웠다.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태양광, 해상풍력 등을 이용해 깨끗하고 안전한 청정에너지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LNG 비중을 20%에서 37%로 신재생에너지를 5%에서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력수급에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이제 갓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시간 동안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LNG 발전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 40년가량 전력 수급을 해오던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면 전기료 인상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LNG는 원전이나 석탄보다 발전단가가 높다. 현재 kWh당 발전단가는 원자력 45∼50원, 석탄화력 60원인데 비해 LNG는 110원으로 두 배가량 가격 차이가 난다. 여기에 LNG는 전량 수입하고 있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우선은 새 정부의 전력수급계획이 만들어지고 천연가스에 붙는 세금이 해결되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전에 따른 전력수급, 전기요금 인상 등은 해외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호주는 주 정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에 집중해왔다. 빅토리아 주(州)와 남호주 주는 전력의 약 40%를 풍력과 태양열에 의존할 정도다. 하지만 전력 수요가 늘면서 남호주에서는 정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수년 내 심각한 전력 부족 사태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어가면서 호주 정부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독일 사례를 살펴봐도 20년 가까이 준비한 탈원전이지만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13년 독일의 주거용 전기요금은 2000년과 비교할 때 40.7%나 급등했다. 특히 탈원전을 선언하고 전체 원전 설비의 40%를 줄였던 2011년부터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체계가 잘 이뤄진 호주의 경우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고 독일은 20년간 준비에도 전기료 인상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이제 시작했고 전력공급에 대해 아직 대책이 미비한 상태다. 무작정 석탄발전소, 원자력발전소를 미세먼지, 방사능 안전 문제 등으로 탈원전 정책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울시에서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체 미세먼지 발생원 중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3~4%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더 위협적이란 뜻이다. 또 석탄발전을 대폭 축소하여 LNG나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에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해 국민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황주호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앞으로 추가 원전 건설 및 계속 운전을 하지 않으면 21GW를 대체해야 하는데 LNG로 대체 시 추가 비용은 약 14조원, 전기요금은 25% 상승하고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시 추가 비용은 약 43조원, 전기요금은 79% 상승할 것”이라며 “전면적인 탈핵이 아닌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적절히 조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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