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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경영의 진수 보여준 이중근 회장···계열사 절반서 대표이사

[수술대 오른 부영④]황제경영의 진수 보여준 이중근 회장···계열사 절반서 대표이사

등록 2017.06.28 08:11

수정 2017.06.28 13:20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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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2곳 계열사 중 11곳 대표이사···배당·연봉 불투명재계순위 16위 덩치 커졌지만 지배구조는 1인경영 체제상장사 1곳도 없어 투명성 제고 위해 지배구조 개편 절실

부영 이중근 회장 지배구조 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리=이보미 기자부영 이중근 회장 지배구조 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리=이보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1호 타깃으로 부영을 정조준하면서 그룹의 지배구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총수인 이중근 회장이 친족 회사 7개사를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에서 빠뜨린 채 허위로 신고한 이면에는 불투명한 그룹 지배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재계와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내 재벌 개혁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감몰아주기,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 분명히 드러나는 불법 행위를 잡아내 엄중히 조취하겠다는 것. 첫 재제 대상이 부영이다. 업계에선 부영의 지배구조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부영은 올해(5월 1일 기준) 공정위 추산 재계 서열(공기업 제외 자산총액 기준) 16위에 올랐지만 총 34곳(해외포함)에 이르는 계열사 모두 비상장사다. 재계 순위 20위권 기업 중에 상장사가 포함되지 않은 곳은 부영밖에 없다.

비상장 기업은 상장사보다 경영과 재무 관련 등 기업공시 의무나 감사원도 적고 회계 감사가 비교적 취약해 상대적으로 자유로 의사 결정과 자금 운용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오너가의 권력에 의해 기업이 좌지우지 될 공산이 크다.

특히 부영은 이 회장이 지분을 90~100%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 개인 회사들이다. 이 회장은 지주사 부영의 지분율 93.7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이 회장의 장남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이 1.64%, 그룹 산하 학교법인 우정학원 0.79%, 자사주 3.24%, 기획재정부 0.54%로 이뤄져 있다.

회사 전체 자산의 약 73%가 몰려 있는 부영주택도 부영의 지분 100%로 이뤄진 자회사다. 부영주택 아래 국내 7개사, 해외 8개 자회사 모두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부영주택의 보유 지분율이 100%이거나 이에 준하게 구성돼 있다.

부영주택의 국내 자회사 중엔 유일하게 무주택유산리조트만 부영주택 지분 74.95%다. 나머지 지분은 자사주다. 해외 자회사 중엔 부영 라오(66%)와 부영 크메르2(46%)만이 모회사 지분율이 다소 낮다.

이 회장은 이외에도 동광주택산업(91.52%), 대화도시가스(95%), 부영주택관리·남광건설산업·남양개발(100%) 등을 거의 혼자 지배하고 있다. 남광건설산업의 자회사인 부영CC와 동광주택산업의 자회사인 동광주택 역시 모회사 지분율이 100%다.

이 회장 보유 지분율 42.83%로, 비교적 지분율이 낮은 광영 토건의 경우에도 이 부사장이 지분 8.33%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 48.84%는 자사주다. 지난해 12월 인수한 한라일보의 이 회장 지분율은 49%다.

심지어 이 회장의 지분이 0%인 부영엔터테이먼트의 경우 이 회장 부인 나길순 이사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경영은 이 회장의 막내 아들인 이성한 대표가 맡고 있다.

유일하게 이 회장 일가가 아닌 외부자들이 지분을 일부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인 부영대부파이낸스의 이 회장 지분율은 87.5%다. 나머지는 국민은행이 5%, KEB하나은행이 5%, 이세휘 전 부영파이낸스 사장이 2.5%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2곳에 달하는 국내외 계열사 임원에 등록돼 있다. 이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가 맡고 있는 지난해 기준 평균 2.9곳에 비해 7배 보다도 더 많은 수준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이 회장의 업무 수행 능률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하기도 한다. 계열사로 한 달에 1번이나 출근할 수 있겠느냐는 것.

또한 이 문제는 이 회장의 배당금과 불투명한 연봉 논쟁까지 연결된다. 상장사 등기임원의 경우 의무적으로 보수를 공개해야 하지만 비등기임원인 총수들은 대상에서 제외돼 이 회장의 연봉은 사실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무엇보다 이중근 회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는 국내 계열사는 절반에 육박하는 11곳에 달한다. 이 회장은 지주사 부영을 비롯해 부영주택, 동광주택, 광영토건, 남광건설산업, 남양개발, 부영씨씨, 무주덕유산리조트, 천원종합개발, 오투리조트, 호원 등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 회장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주사 부영과 부영주택은 김시병, 최양환, 류해필 대표가 함께 책임지고 있으며 동광주택과 광영토건은 남정두 대표와, 남광건설산업과 남양개발, 부영씨씨는 이용곤 대표와 함께 맡고 있다.

또한 무주덕유산리조트는 이길범 대표와 함께, 천원종합개발은 이종혁 대표와, 오투리조트는 김영윤·김시병·이종혁 대표와, 호원은 이용곤·김시병 대표와 함께 책임진다.

이밖에 이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지 않은 계열사는 동광주택산업(최양환 대표), 부영환경산업(김종민·이용학 대표), 대화도시가스(김재홍 대표), 부강주택관리(이기홍 대표), 부영엔터테이먼트(이성한 대표), 부영유통(류해필 대표), 비와이월드(최양환 대표), 한라일보사(강만생 대표), 천원개발(이채형 관리), 에이치아이엠(유병호 사내이사), 부영대부파이낸스(김시병 대표) 등 11곳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이중근 1인 경영 체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앞서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도 재벌 개혁을 예고하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달라고 당부했었다. 대부분 비상장에 사실상 이중근 회장 개인회사로 경영 승계 등에서 아들에게 밀려난 신격호 롯데회장 꼴이 날 수 있다는 얘기도 동시에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영은 국가 사회을 대도시키는 임대주택 사업으로 성장한 기업인 만큼 기업의 투명성도 높이고 국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1인 지배구조 체제의 대대적 개편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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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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