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공백 이후 M&A 전무3년 뒤 대비할 미래전략 짜기 힘들어외부서 보는 것과 안에서 느끼는 것 달라“총수공백 생각하면 참담하고 답답해”
‘IFA 2017’ 개막을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웨스틴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사장은 총수 공백의 위기 상황에 대한 심경을 거침없이 토로했다.
이날 윤 사장은 총수 공백 상황을 선단을 이끌고 있는 선단장이 없는 상황과 비교하며 삼성전자가 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는 각 사업 부문에 대표가 있는데 어선 여러척이 공동작업을 하는 선단과 비교할 수 있다”며 “나는 한배의 선장을 맡고 있는 셈인데 선단장 부재로 인해 미래에 대한 투자 등에 차질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IT 업계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워낙 변화가 빠르다보니 사업구조를 변화하기 위한 인수합병(M&A) 등이 수시로 필요하다”며 “여러 사업을 아우르는 인수합병(M&A)을 한 부문을 맡고 있는 사람이 한다는 것은 참 어렵고”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또 “총수 공백 상황을 외부에서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큰 사업 재편이나 M&A를 일개 배의 선장이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배를 타고 있는 사람과 배를 외부에서 보는 사람의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해나 내년이야 당장 전략을 짜고 실행할 수 있겠지만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 일을 이 부회장이 없어 하나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사장은 “일각에서는 단순히 보고서를 보고 결정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사업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그걸 통해서 앞일을 대비하게 된다”며 “3년 뒤, 5년 뒤에 만들어야 될 비전이나 M&A는 올스톱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실제로 M&A에 차질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윤 사장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인공지능(AI) 기업 M&A를 추진하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무산된 경우가 있다”며 “내부에서 제대로 된 결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윤 사장은 “가정이든 사업이든 중요한 게 오너십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오너십이 지금의 삼성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삼성이 발전을 하리라 믿지만 현재 오너가 부재중이기 때문에 두렵고 무섭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장기적인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약 9조원 규모의 하만 인수를 포함해 대형 M&A만 6건을 성사시켰지만 올해는 단 한건의 M&A도 없는 상태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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