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4기 LNG 전환 발표···민간사업체 1조원 날려산업계 비용 부담 1조원 넘어···먼지총량제 도입에 기업 ‘울상’
공정률이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일부가 친환경 연료로 전환되고, 노후 발전소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모두 폐쇄된다. 또 대기배출총량제가 전국으로 확대 적용되고, 노후 경유차는 임기 내 80% 가까이 조기 폐차된다.
지난 26일 정부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환경부를 비롯한 12개 관계부처 합동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이 같은 로드맵을 발표했다.
발전 분야에서 공정률이 10% 미만인 석탄발전소 9기 중 4기(당진·삼척 각 2기)를 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고, 5기(신서천 1기·고성 2기·강릉 2기)는 최고 수준의 배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30년이 넘은 노후 석탄발전소 7곳은 임기 내 모두 폐쇄한다.
문제는 전환 대상이 모두 민간 발전회사 사업이란 점이다. 민간 발전회사들은 몇 년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계획을 바꾸는 데 큰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들뿐만 아니라 석탄발전소와 LNG 발전소는 입지 조건부터 다르다고 지적한다.
LNG 발전소는 송전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요처인 도심 인근에 지어야 하지만 석탄발전소는 수입 석탄의 하역과 환경 문제 등으로 항구 인근에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 발전회사가 이미 확보한 발전소 부지는 원활한 석탄 공급을 위해 바닷가에 있어 LNG 발전소를 지으려면 부지를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간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를 믿고 허가를 받은 업체들이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으려고 이미 1조원을 투입했는데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했다”며 “도심 근처가 아닌 바닷가에 LNG 발전소를 지으라는 것은 경제 논리를 완전히 무시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각사에 따르면 당진에코파워가 지금까지 약 4000억원, 삼척화력이 약 5600억원을 투자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대기배출총량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제철·석유 등 다량 배출 사업장의 배출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먼지 총량제를 새로 도입한다. 이에 산업계가 짊어져야 할 부담금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철강 등 대기오염물질을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업체들도 이번 대책으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친환경 차를 2022년까지 200만 대(전기차 35만 대) 보급하고, 노후 건설기계·선박의 저공해 조치도 강화해 수송 분야에서 미세먼지 배출량을 대폭 감축할 방침이다. 문제는 정부가 경유차를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낙인찍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가 경유차 생산을 중단하면 1~2차 협력업체와 서비스 회사, 영업대리점 직원 등 수십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미세먼지 국내 요인 중 수송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며 “이 가운데 노후 대형화물차가 내뿜는 양이 70%가량이고 경유 승용차가 차지하는 미세먼지 기여율은 0.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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