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자 대상··· 시장 유입 효과“조세저항 줄이는 단계적 정책돼야”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정기국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로 징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재정당국 입장에서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으로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경우 초과다주택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을 대안 중 하나로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집값이 불안정할 경우 보유세 인상 카드도 꺼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부동산에 대한 보유세는 일반 재산보유에 과세하는 재산세(지방세)와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국세로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통칭해 보유세라 부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4년 총세수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3.2%로 집계되었으며 OECD 회원국 중 미국은 10.1%, 캐나다는 9.7%, 영국은 9.6%, 일본은 6.4%의 보유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35개 회원국 중 14번째다.
당초 정부는 다주택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보유세 인상 자체가 조세 저항을 부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김 부총리가 직접 보유세 인상에 대해 언급한 만큼 이는 언제든지 현실화 할 수 있다. 부동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현미 장관도 집값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입장과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에 다주택 보유세 인상은 시간문제라는 얘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한 김수현 사회수석은 “보유세는 정규소득에서 내야 한다. 따라서 조세저항이 더 심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보유세 인상 대상은 추미애 대표과 김동연 부총리의 언급대로 다주택 보유자로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재산세와 종부세의 세율을 올리는 방식을 예상할 수 있다. 현행 세율에 +⍺(알파)하는 방식이다. 내년 4월부터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가 중과세되는데 2주택자는 일반세율+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일반세율+20%포인트다. 보유세도 이런 식으로 페널티를 줄 수 있다.
또 다주택 보유자의 보유주택에 대해서는 과세표준을 올리는 방법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60%(재산세), 80%(종부세)로 되어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각각 10%포인트씩 높이는 방식이다.
다주택 보유자에게 보유세를 많이 물리면 이들이 등록 임대주택 시장으로 유입되는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 6월말 기준 전국에서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한 개인은 18만2204명이고 이들이 보유한 임대주택 수는 64만4036채이다. 전체 임대주택 시장을 840만여 가구로 보면 8%에 못 미치는 비율이다.
무엇보다 보유세 인상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데에는 주택소유자들이 임대료를 올려 임차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과 보유세를 올리면 조세저항이 심해져 결국 정책이 실패하고 말 것이다라는 우려다.
반면 보유세 인상의 최대 장점으로는 다주택자들이 사적인 임대시장의 영역에 머물고 있는데 이들에게 보유세 감면 인센티브를 더 주면 등록 임대주택 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보유세를 중과함으로서 투기적 행태의 변화를 유도하고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주택물량을 내놓아 공급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 정책의 우선순위는 먼저 세율인상 없이 상위 1%에게만 부과되는 종부세의 과세표준 현실화를 통해 과세를 강화하는 것이다”며 “주택의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80%)를 적용해 종부세 과세표준을 결정하는데 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여 종부세의 과세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과세를 강화하고 1세대 1주택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어 조세저항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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