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의 2017년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기 대비로는 매출 1.64%, 영업이익 3.06%가 각각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29.65%, 영업이익 178.85%가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실적 전망치 평균인 14조3800억원을 훌쩍 뛰어 넘긴 기록이다. 이같은 호실적은 반도체 슈퍼호황의 장기화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 때에는 사업부문별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3분기 반도체 부문이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만 무려 50%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3분기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노트8이 출시됐지만 마케팅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 개선은 크지 않다. 다만 4분기부터 신제품 출시에 따른 이익률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도 9조원대 매출이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1조원대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은 작년 3분기 1조200억원, 전분기 1조7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LCD패널값 하락 등으로 올 3분기에는 실적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높다.
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실적은 최대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고 플렉서블 OLED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1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사상최대 실적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권오현·윤부근·신종균 등 3명의 전문경영인이 각 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지만 기업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리는데는 한계가 있다.
윤부근 사장은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으로 참담한 심정이다”라며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미국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준비하고 있고, 반도체 슈퍼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장기공백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오너공백 속에서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과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대외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하면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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