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가 재발 시 주무부처도 책임져야 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척결하겠다는 발언 이후 4일 만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관련해 칼을 빼 들었다. 김 부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 관계장관 긴급간담회를 열고 채용비리와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비리 조사에 본격 나서면서 관련 부처도 바빠지는 모습이다. 김 부총리가 “주무부처가 산하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과거 5년 간의 채용업무 전반을 조사할 것” 이라고 밝히면서 부처 가운데 산하 공공기관이 많은 산업통상자원부(총 43개)와 국토교통부(총 23개)는 비상이 걸렸다.
산업부의 경우 국정감사 기간 중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산업부 28개 기관에 대한 감사 결과 부정 채용과 제도 부실 운영 등으로 18개 기관에서 최소 805명의 부정 채용자가 적발됐다고 밝혀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굵직한 공기업들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토부도 비슷하다. 지난 20일 열린 코레일 국정감사에서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레일 임직원 자녀 3명이 SR에 특혜를 받아 취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처럼 산업부와 국토부는 산하 공공기관에서 채용비리 건수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앞서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관련해 “만약 이번과 같은 총체적 채용비리가 또다시 재발한다면 해당 공공기관과 함께 주무부처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한만큼 두 부처는 더욱 난처하다.
특히 산업부는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사원으로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채용 비리 관련 감사원 처분요구 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7월까지 공공부문에서 발생한 인사채용 비리는 총 335건에 달했다.
정부에 따르면 감사원은 산업부 산하기관에 대해 이미 지난 3월부터 감사를 벌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부가 산하기관이 가장 많아 이들 기관에 대한 우선 감사가 진행됐다”며 “나머지 소규모 기관들에 대해서는 산업부 감사실에서 11월 말까지 감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공공기관 인사비리에 대해 기재부·권익위·국조실·경찰청 등 관계부처 합동 수사를 운영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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