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네이버 검색어·광고비 논란 집중포화이해진 “검색광고로 구글에 빼길 몫 막고 있다”김상조 “인터넷 플랫폼은 미래 산업” 옹호도
국회 소속 정무위원회(정무위)는 31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종합국감에서 네이버를 둘러싼 검색어 조작 의혹이나 과도한 검색 광고비 등을 따져 물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네이버의 허위 클릭, 검색어 조작, 광고비 증가 등 검색 광고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해진 전 의장은 “구글이 검색 점유율 1위인 국가에서는 구글과 관련해 그런 문제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국내서는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낮아 구글코리아가 상대적으로 깨끗해 보일 뿐이다. 반면 우리는 공격을 많이 받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 의원이 이어 “구글은 불법광고 등 방지에 힘쓰고 광고비 환불 등 조처를 하는데 네이버는 폭리만 취한다”고 지적했을 때도 “광고비 환불은 우리도 구글도 다 하는 것”이라고 응대했다.
이해진 전 의장은 온라인 경매로 광고비가 결정되는 네이버의 검색 광고가 중소상공인에 부담이 된다는 비판에도 “검색 광고 중 80% 정도는 월 50만원 이하를 광고비로 쓴다”며 “검색 광고 수익은 TV와 같은 광고 시장이 아니라 구글한테 뺏길 광고를 우리가 막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구글·페이스북 등과 함께 대책을 찾는 게 맞다”고 답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투자로 네이버의 거대한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을 때도 이해진 전 의장은 세계 거대 공룡 기업들과 싸우기 위해선 산업 영역을 뛰어넘는 국내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제 의원은 “네이버가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의 통 큰 투자를 했는데 플랫폼 비즈니스인 네이버가 연예 비즈니스에 투자한 것은 플랫폼의 엄청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해진 전 의장은 “미국 넷플릭스나 아마존, 애플 등이 콘텐츠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인터넷엔 국경이 없고 4차 산업혁명에도 국경이 없기 때문에 이들과 싸우려면 국내 기업들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기는 건 바라지도 않고 살아남으려면 뭉치고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며 “힘을 합쳐야만 헤쳐나갈 길이 생기므로 미래에셋대우와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진 전 의장은 이날 국감장에서 별도 발언 기회를 얻자 “인터넷 시장은 국경 없는 경쟁이 치열해 싸이월드가 사라지면 페이스북이 그 몫을 가져간다”며 “페이스북과 구글이 국내에서 엄청난 이득을 얻지만,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발생하지 않고 서버 트래픽 비용도 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과 중국을 보면 미국 IT기업의 독주를 막고 자국 기업을 키우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우리도 국내 인터넷 기업을 꼭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해진 전 의장은 네이버에서 자신의 역할은 해외 시장 개척이라며 “부족한 점이 많지만 10년 전부터 일본 시장 개척에 힘썼고 지금은 유럽 시장을 챙기고 있다. 내가 잘하는 것을 잘하고, 잘하는 것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장에 피감기관 수장으로 출석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이해진 전 의장에게 비판적 질문이 집중되자 인터넷 생태계 전체를 고려한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옹호적 발언을 내놨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시장지배사업자로서 (네이버가) 여러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도 “단 의원님들께 당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네이버는 우리나라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기업이며 인터넷 플랫폼은 미래 산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네이버가) 투자하는 것은 저희도 장려한다”며 “단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인 네이버가 이른바 을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계약 문화를 개선하는 데 선도적 역할 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해진 전 의장이 역차별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답변을 재차 내놓자 국회에선 “구글 탓만 한다”는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정 의원은 "네이버처럼 큰 IT 기업이면 책임도 큰 게 당연하다. 한국에서 검색 지배력 남용하는 문제를 무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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