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모두 공익재단통해 주요 계열사 주식 보유사회공헌 목적 외에 ‘경영권 방어’ 역할에도 한 몫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재계서열 1위 삼성그룹은 삼성문화재단과 삼성복지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등 3개의 복지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삼성복지재단은 삼성전자 0.07%(8만9683주), 삼성SDI 0.25%(17만100주), 삼성물산 0.04%(8만946주)를 보유 중이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전자 0.03%(3만7615주), 삼성SDI 0.58%(40만723주), 삼성물산 0.60%(114만4086주), 삼성생명 4.68%(936만주)를,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물산 1.05%(200만주), 삼성생명 2.18%(436만주)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 공익재단이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계열사로 꼽힌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공익재단 지분이 6.86%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76%), 삼성물산(19.34%)에 이어 3대주주에 올라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현대글로비스 4.46%(167만1018주), 이노션 9.00%(18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역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로 분류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각각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계열사다.
롯데그룹은 롯데삼동복지재단, 롯데장학재단, 롯데문화재단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주식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삼동복지재단은 롯데쇼핑 0.15%(4만7888주), 롯데장학재단이 롯데칠성 11.11%(의결권 있는 주식 6.28%), 롯데문화재단이 롯데칠성 1.19%(1425주)와 롯데케미칼 0.03%(1만1495주)를 보유 중이다.
LG그룹의 LG연암문화재단과 LG연암학원은 LG와 LG상사, LG화학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LG연암문화재단은 LG 0.33%(5만252주)와 LG화학 0.03%(2만746주)를, LG연암학원은 LG 2.13%(367만5724주), LG상사 0.04%(1만7046주)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이 운영하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역시 SKC와 SK네트웍스, SK케미칼 지분을 보유 중이다. SKC는 0.2%(7만2436주), SK네트웍스와 SK케미칼은 각각 0.33%(82만1488주), 0.99%(24만523주)의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공익재단이 그룹의 ‘알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오너 일가의 승계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물산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을 대표적 사례로 꼽는 이들도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당시 삼성물산 지분 200만주를 매입했는데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라는 점에서 그런 의심을 샀다.
하지만 당시에는 미국계 해지펀드인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면서 삼성과 지분경쟁도 불사하겠다고 하는
등 부침을 겪던 때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지분매입이 필요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공익재단을 사유화하면서 편법적으로 악용한 사례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글로벌 헤시펀드들의 공격이 잦은 요즘 환경에서 공익재단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라며 “공익재단의 역기능을 바로 잡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너무 역기능만 부각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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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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