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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대표, 구글 작심 비판 “매출·망사용료 공개하라”···전쟁선언

한성숙 대표, 구글 작심 비판 “매출·망사용료 공개하라”···전쟁선언

등록 2017.11.09 17:51

수정 2017.11.09 17:55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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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 공개 질의, 영국서만 매출 공개 이유 의문투자·채용규모도 밝혀야···검색 어뷰징도 설명 요구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구글에 납세와 고용, 통신망 사용료 등 문제에 대해 명확한 수치를 통해 실제 정당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답변해달라는 장문의 공식 질의를 내놨다. 영국에서만 매출을 공개하는 점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검색 어뷰징이나 정치적 압력 문제 관련해서도 분명하게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대표는 9일 “국감장에서 역차별은 주요 안건 중 하나였고 이에 대한 발언들은 네이버뿐 아니라 국내 IT 산업계에서 사회적으로도 지속 제기돼왔던 문제다. 단순히 양사 관계의 이슈가 아니라 국내 IT업계 차원의 건전한 비판과 토론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구글에 입장을 요구하는 공개 질의를 언론에 배포했다.

구글은 지난 2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전 의장의 국감 발언에 대해 한 대표와 마찬가지로 공식 입장을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이해진 전 의장은 지난달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국감)에서 “페이스북과 구글이 국내에서 엄청난 이득을 얻지만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발생하지 않고 서버 트래픽 비용(망 사용료)도 내지 않는다”고 한 주장했다.

구글은 이해진 전 의장의 발언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네이버는 이번 공식 질의에서 “해당 문제들이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것인 만큼 맥락상 분명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며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네이버는 지난 9월 기준 구글의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 사용시간 점유율에서 카카오톡과 네이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이에 따라 광고 등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 매출 규모 파악되지 않아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구글의 한국 내 영향력 확대와 관련해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는 지난해 국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며 “하지만 구글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번 국감에서도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세금의 근거가 되는 국가별 매출은 “민감하다는 이유로(due to some sensitivities)”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겨냥했다.

네이버는 구글이 몇 년 전부터 영국에서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만 국내서는 공개하지 않는 점은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한국에서의 매출과 수익은 공개하지 않고 세금은 정당하게 내고 있다는 구글의 주장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구글이 국내서 매출 규모에 맞는 채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구글은 지난해 국감에서 한국에선 온라인 광고만 담당하고 유튜브, 구글플레이 등 주요 사업은 구글 본사에서 관할한다고 증언했으며 지난 2일 공식 자료에선 수백 명의 직원들이 연구개발,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대표는 “구글코리아의 수백 명의 직원들은 모두 온라인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외 다른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2006년 당시 약속했던 연구개발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유튜브와 구글플레이 관련 광고 업무를 하는 인력은 없는지, 한국에서 매출에 걸맞은 규모의 채용을 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기준 8105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글이 구글 캠퍼스 서울팀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크리에이터, 개발자 및 기업이 브랜드를 구축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에도 “피상적인 언급을 넘어 투자, 기부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하고 있는지 공개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양사의 고용, 투자, 기부 등의 현황 공개로 서비스뿐 아니라 사회적인 기여 측면에서도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평가를 받는다면 이에 대한 의혹, 억측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올해 국내 63개 스타트업 및 스타트업 육성 펀드에 2318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엔 네이버 별도 매출의 1.4%인 353억원을 기부했다.

네이버는 구글이 지난 2일 낸 공식자료에 트래픽 비용에 대한 내용은 없는 점을 두고 “트래픽 비용 문제에 대해선 국감 발언 내용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의 지난 9월 국내 동영상 시간 점유율은 72.8%로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2.7%)의 27배 수준이다. 한 대표는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앱 마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인 구글이 국내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는 망사용료는 얼마인지 공개해달라”며 “네이버는 지난해 734억원의 망사용료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허위광고, 외부의 검색 결과 조작 시도에 대해서도 구글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주장했지만 미국에선 주장과는 다른 사례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구글에서 ‘how to rank website higher in google’을 검색하면 검색 결과 최상위에서부터 ‘돈을 주면 구글 검색에서 상위에 랭크시켜 주겠다’는 업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이런 검색 결과와 ‘어뷰징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다’는 구글 입장에는 자기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고 겨냥했다.

네이버는 구글코리아에서 ‘전문병원’ 관련 검색을 했을 때 전문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기관들이 광고에 노출되는 사례들이 있으며 구글의 검색 순위 올리기를 시도해주는 업체들의 광고도 찾아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검색 엔진에 어뷰징 대응은 숙명이고 이런 대응은 끝없이 반복되는 일”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검색 알고리듬에 대한 어뷰징이 구글에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네이버는 구글에 음란물, 명예훼손성 정보 등 불법정보에 대한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양사가 함께 외부 기관을 통해 공동으로 검증받을 것을 제안했다. 구글의 검색 광고가 금전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도 요청했다. 자사의 검색 결과가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구글의 주장이 좀 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구글이 미국 정부 등에 사용한 로비 자금의 목적과 내역을 밝혀달라는 의견도 내놨다.

한 대표는 “구글도 많은 경우 검색 광고가 검색 결과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구글의 검색 결과는 광고 비용이라는 금전적 요소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검색 알고리듬에만 기반한 것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은 로비가 합법화된 미국 정부에 2015년 1666만달러, 2016년에 1543만달러, 2017년 3분기까지 1364만달러의 막대한 로비 자금을 사용했다고 알려졌다”며 “구글이 법과 제도 안에서 검색 엔진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로비 자금의 목적과 내역을 밝힌다면 검색 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구글에 대한 이 같은 문제제기가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닌 자국 기업과 해외 기업을 막론한 모든 기업들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국감 후 자사 역시 플랫폼 사업자로서 더 많은 책임과 의무에 대해서 깊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기사 배열 문제에 대해선 지적 받은 내용들에 대해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노력하고 스몰비즈니스, 창작자들의 성장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도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 대표는 이번 공식 질의를 두고 “네이버가 해결해야 하는 일들을 뒤로 한 채 이 같은 질의와 제안에만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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