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구글‧애플‧페북 영향력 확대되며 촉발이해진, 공식석상서 지속 토종기업 역차별 ‘강조’
2010년 이전에는 국내 IT 생태계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었다. 외산 스마트폰 제조사들 외에는 국내 인터넷 생태계에 발을 붙일 틈이 없었다. 특히 포털 시장의 경우 2000년대 초반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IT 기업 간 양강 구도가 굳혀진 뒤 줄곧 유지돼 왔다.
2009년 아이폰이 국내에서 처음 출시되고 2010년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앱 생태계 시장이 자리잡게 되면서 안드로이드, iOS 플랫폼을 보유한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이 커졌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국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 자본금 1억원 수준의 유한회사를 설립해 서비스하고 있다. 유한회사의 경우 외부감사를 받을 필요가 없어 매출 규모 등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시장을 위해 국내에 서버가 있다면 국세청이 과세가 가능하지만 서버마저도 없어 과세 조차 불가능하다.
이에 국내 IT업계에서는 2010년대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역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은 역차별 논란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전 의장은 2011년 이후 공식석상에 나설 때 종종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역차별 문제를 언급했다.
지난 2013년 이 전 의장은 메신저 라인의 가입자 3억명 돌파를 기념해 일본에서 진행됐던 기자간담회에서 구글과 같은 글로벌 대기업과 국내 기업 간 역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당시 간담회는 12년 만에 이 전 의장이 기자들 앞에 나선 자리였다.
2001년 공식 언론간담회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은둔생활을 하다시피 하다 2013년 11월 12년만에 공식석상에 깜짝 등장한 이 전 의장은 네이버·다음 같은 국내 포털이 구글 같은 외국계 대형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의장은 “구글이 얼마나 엄청난 기업인지 (정부도) 알거라고 생각하고 이런 측면에서 공정 경쟁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거듭 차별규제에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메신저 라인의 상장과 관련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던 이 전 의장은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간 역차별 문제를 재차 거론했다.
이 전 의장은 “유튜브가 동영상 시장에서 얼마를 벌고 있는지, 페이스북이 SNS 시장에서 얼마를 벌고 있는지, 구글이나 애플이 얼마를 벌고 있는지 매출도 밝혀지지 않고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첫 출석한 이 전 의장은 뉴스 배열 편집과 관련 국회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으면서도 역차별 논란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문제 삼으며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3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의장은 “인터넷 시장은 국경 없는 경쟁이 치열해 싸이월드가 사라지면 페이스북이 그 몫을 가져간다”며 “페이스북과 구글이 국내에서 엄청난 이득을 얻지만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발생하지 않고 서버 트래픽 비용도 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과 중국을 보면 미국 IT기업의 독주를 막고 자국 기업을 키우려는 노력이 활발하다”며 “우리도 국내 인터넷 기업을 꼭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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