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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괜찮은데···” 북중미 현지공장 ‘딜레마’ 빠진 기아차

“지금은 괜찮은데···” 북중미 현지공장 ‘딜레마’ 빠진 기아차

등록 2017.11.14 16:38

수정 2017.11.14 16:41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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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 공략 위해 지난해 멕시코 공장 준공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수출 사실상 봉쇄현재는 유럽·신흥시장으로 생산차량 대체 투입향후 판매 회복시 현지공장 간 ‘교통정리’ 불가피

미국시장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준공한 멕시코 공장의 활용방안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사진=뉴스웨이DB)미국시장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준공한 멕시코 공장의 활용방안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사진=뉴스웨이DB)

미국시장에서 반격을 준비하는 기아자동차가 현지 공장 ‘역할 분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판매량은 물론 하락세로 돌아선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낮출 방안이 절실하지만 현지 공장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현재 북중미 지역에 미국 조지아 공장, 멕시코 공장 등 2개의 현지공장을 가동 중이다. 옌청(중국)과 슬로바키아(유럽)까지 4개의 해외공장 가운데 절반이 북중미에 위치한 것이다.

이들은 전세계 자동차 생산 2위인 미국과 7위인 멕시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특히 멕시코 공장의 경우 멕시코 현지는 물론 조지아 공장이 커버하지 못하는 미국 물량과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천후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북미시장 수요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 생산 물량의 80%를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수출했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멕시코 시장에서의 성과도 좋은 편이다. 멕시코 공장의 생산이 정상궤도에 오른 이후 기아차의 현지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멕시코는 이전부터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앞다퉈 현지공장 설립을 추진했던 곳이다. 미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이 미국내 일자리를 잡아먹는다며 대표적인 예로 멕시코를 직접 겨냥한 바 있다.

당초 멕시코 공장은 생산물량의 80%를 미국과 캐나다로 수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 보내는 중이다. 지난해 멕시코 공장 준공식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내외빈들이 공장에서 생사된 K3(현지명 포르테)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차 제공)당초 멕시코 공장은 생산물량의 80%를 미국과 캐나다로 수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 등 다른 시장으로 보내는 중이다. 지난해 멕시코 공장 준공식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내외빈들이 공장에서 생사된 K3(현지명 포르테)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차 제공)

이에 미국 자국기업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들도 현지 공장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포드가 멕시코 공장 설립 계획을 백지화한 데 이어 GM과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차 브랜드인 토요타 또한 멕시코 공장 대신 미국 현지에 SUV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초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연구개발 및 기존 생산시설 투자 규모 확대를 비롯해 신공장 건설 등이 포함됐다.

문제는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1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멕시코 공장을 준공한 만큼 추가적인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도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는 쏘렌토와 K5 외에 현대차의 싼타페와 엑센트를 대신 생산해주고 있다.

일단 회사 측은 해당 물량을 유럽이나 신흥시장으로 전환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초반에는 나름 효과를 보는데 성공했다. 멕시코 내수판매 선전으로 물량을 일정 부분 소진했고 미국 내 판매가 급감하면서 조지아 공장만으로도 공급을 맞추는데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미국시장이 회복되고 수요가 증가하면 조지아 공장 만으로는 미국 내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기아차는 작년 상반기에만 조지아 공장 연간 생산능력(40만대)의 80%가 넘는 32만8327대를 판매한 경험이 있다. 결국 일정 시점이 되면 기아차는 현지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서도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시장 판매 회복이 1차적 목표지만 현지공장 간 교통정리 역시 향후 기아차의 중요한 과제”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회사의 고민도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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