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1심 실형 땐 총수부재 초유의 사태경영진 도덕성 중시하는 주주 설득이 관건
현재 신 회장의 상황은 최악이다. 22일 경영비리와 관련한 선고를 앞두고 있고, 중국의 롯데마트 매각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다. 신 회장은 우선 자신의 혐의가 무엇이며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떤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주주들도 신 회장의 방문에 일본 주주들은 지난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이 신청 됐을 때보다 많은 질문 공세를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일본 롯데의 100조원대 기업을 책임지는 총수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지 모르는 중대한 시점이다. 신 회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고 일본 주주들이 변심할 경우다. 신 회장이 실형을 받을 경우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에 한국보다 민감한 일본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아무도 모른다.
최악의 그림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독자 노선을 걷는 경우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등 일본 경영진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경우 호텔롯데 고리 안의 계열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지배할 수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한 광윤사의 등기이사로 부인 조윤주씨를 앉힌 것은 신 회장이 실형을 받아 롯데홀딩스 영향력을 상실할 경우 부인을 대리로 내세워 일본내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경영진의 도덕 문제에 한국보다 민감하고 신 회장은 일본 롯데 임원들에게 재판에서 무죄를 밝히겠다고 강조해 왔다”며 “신 회장이 실형을 살게 되면 최악의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들이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형땐 롯데호텔 상장 무산 위기 = 롯데지주는 국내 계열사 91개 중 42개사를 편입했다. 그러나 호텔롯데 - 롯데물산 - 롯데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고리의 경우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와 L1~L12 투자회사가 100% 지배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력을 떨어뜨리고 신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해 왔다. 신 회장이 실형을 받게 될 경우 호텔롯데 상장은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 호텔롯데 상장에는 일본 롯데측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신격호 총괄회장 시대의 롯데는 100조 원이 넘는 사업체는 한국에 있고, 지주회사는 일본에 있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유지해왔다. 2015년 ‘형제의 난’ 이후 신 회장은 ‘원 롯데 원 리더’ 체제를 추진하는 동시에 일본 롯데로부터 한국롯데를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 추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호텔롯데 상장이 롯데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로 좌초되자 신 회장은 롯데지주사 출범을 통해 ‘뉴 롯데’의 그림을 먼저 그렸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유통)과 롯데제과·칠성음료·푸드(식품 계열사)는 지주사에 편입시켰다. 이후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계열사도 지주사로 편입한 뒤 호텔롯데와 지주사의 합병을 통해 한일 롯데를 분리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22일 고비를 넘긴다 해도 내년 1월 면세점 관련 구형, 선고가 줄줄이 남아 있다”면서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침체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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