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007년 파이넥스 상업생산 설비를 가동한 이래 10년 8개월 만에 쇳물 누계 2000만톤을 생산했다고 7일 밝혔다. 2000만톤의 쇳물은 중형차 20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파이넥스는 ‘쇳물은 용광로에서 생산된다’는 철강산업의 기술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 세계 제철역사에 큰 획을 그은 창조적 혁신기술로 꼽힌다.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공정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사용해 동급 일반 용광로 대비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또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이 각각 40%와 15% 수준에 불과하고 최근 이슈가 되는 초미세먼지도 34% 수준에 머물러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파이넥스 2000만톤의 역사는 90년대 초 포스코가 주도하던 용융환원 제철법 연구를 정부가 국책과제로 선정, 222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원함에 따라 시작됐다.
이후 2007년 연산 1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2공장, 2014년 연산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3공장을 가동해 현재는 매일 약 1만톤의 쇳물을 생산하며 세계 철강제조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이다.
파니넥스 상업생산 2000만톤을 달성했지만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8년에는 600억원이 투입되고도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추가투자에 대한 내외부의 극심한 반대에 봉착했다. 하지만 당시 포스코 경영진은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1000억원을 기술개발비로 추가투자해 데모플랜트를 건설하는 결단을 내렸다.
또 쇳물제조에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있는 뵈스트 알피네(VAI)가 파이넥스 성공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자 파견 연구원들이 일하는 데 소요된 비용과 기술개발 성공시 지불하게 될 기술료를 투자비로 인정해 주겠다고 설득해 파트너로 참여시키기도 했다.
2003년에는 파이넥스 공법 중 핵심설비인 성형철(HCI) 생산설비를 선진국에서 도입했지만 성공하지 못하자 80여명의 사내 설비전문가들이 모여 3개월동안 수십여차례 시험끝에 성형철 설비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하는 사례도 있었다.
현재 포스코는 파이넥스와 관련해서 성형탄 기술특허 등 200여개 국내특허와 20여개국에서 50여개 이상의 해외특허를 보유 중이다. 파이넥스의 우수한 기술은 해외의 여러 기업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중국 등의 세계적인 철강사들과 협약을 맺고 파이넥스 공법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호 POIST실용화추진반장(파이넥스담당 상무)은 “100년 이상 철강 생산 역사를 가진 선진국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차세대 혁신 철강제조공법을 포스코가 실현하는데 성공했다”며 “패스트 팔로워에서 세계 철강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는 성과를 이뤄내 뿌듯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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