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대표 취임 후 2년간 실적 크게 개선현장 경영 중시···임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써WM 강화 위해 하나은행과의 시너지 노려조직개편으로 IB 강화···몸집 불리기 과제
하나금융투자는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 사장을 임기 1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 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모회사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5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에서 이 사장의 연임을 결정하며 “연임의 주된 배경은 양호한 경영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임으로 이 사장은 내년까지 총 3년간 회사를 이끌게 됐다. 최근 하나금융투자 사장들은 임기가 짧았다. 김지완 전 사장이 2008년 취임해 4년간 일한 뒤 후임인 임창섭 전 사장은 2년을 채 채우지 못했고 2014년 취임한 장승철 전 사장도 딱 2년을 일했다.
이 사장은 20년 경력의 정통 ‘증권맨’으로 꼽힌다. 그러나 하나금융에서 일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래서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선임될 때도 이례적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이 사장은 1956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대우그룹, 롯데그룹에서 일했다. 1989년 신한증권에 입사한 후 굿모닝신한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신한에서만 20년 넘게 일했다.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의 합병 당시 통합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리테일사업본부장, 홀세일그룹장 등 주로 개인영업을 담당했다. 2009년에는 신한금융투자 부사장까지 맡았다.
이 사장은 2015년 하나금융투자 사외이사로 선임된 후 지난 2016년 3월 2년 임기의 하나금융투자 사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대표 가운데 외부 출신은 이 사장이 유일했다. 이 사장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성균관대학교 동문이었기 때문에 김 회장이 영입한 사람으로 꼽혔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지난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8%나 증가했다. 2016년 순이익이 증권중개수수료 감소 탓에 전년보다 33.3% 줄어든 866억원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실적 개선세가 확실하다.
특히 김정태 회장이 강조하는 ‘투자은행(IB)’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김 회장은 평소 IB 부문의 육성을 적극적으로 주문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투자 투자은행(IB)부문 순영업이익은 942억원으로 78.0%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97.7% 급증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이 사장에 대한 평가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유머 감각이 있는 성격으로 리테일 영업 경험자답게 소통과 현장 중심 경영을 중시한다. 노조와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편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2016년 취임 당시 취임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소통과 화합”이라며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정책에 반영하는데 앞장서고 수시로 영업일선을 방문하겠으며,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재정비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그 해 3월 취임과 동시에 전국 전 지점을 돌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노사협의회와 임단협 상견례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소통리더 모임’을 열고 있다. 각 부서에서 부서장의 추천으로 선발된 114명의 직원들과 분기마다 정기 모임을 갖고 회사의 현안과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또 직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본사의 다른 층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사장은 연임 임기 동안 IB 부문에 비해 덜 두드러졌던 WM 부문을 강화해 은행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 사장은 올해 초 기존 리테일그룹, IB그룹,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그룹에 WM그룹, 경영관리그룹을 신설해 3개 그룹 체제에서 5개 그룹 체제로 조정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WM 전략 실행과 협업 강화를 위해 KEB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인 장경훈 부행장을 신설된 하나금융투자 WM그룹장 및 부사장으로 겸직하게 했다.
이와 함께 자본 확충을 통한 ‘몸집 불리기’도 이 사장의 과제로 꼽힌다.
최근 증권업계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IB 업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내 상위 7개 증권사들도 자기자본 요건을 채우고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에 뛰어들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1조9921억원으로 업계 8위에 올라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1조원의 추가 자본이 필요하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7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2조6921억원으로 크게 증가한다. 배당금으로 나갈 1505억원을 감안하면 자기자본은 2조5000억원대로 올라설 예정이다. 다만 증자 후에도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본확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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