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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진 사장, ’증권 문외한’ 단어 씻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

[증권 CEO 열전/신한금융투자]김형진 사장, ’증권 문외한’ 단어 씻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

등록 2018.03.22 18:02

수정 2018.05.15 15:03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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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간 ‘정통 은행맨’으로 지내 와전임자인 강대석 사장과 비교되기도 초대형과 덩치싸움·내실다지기가 과제PWM·CIB 등으로 신한금투 경쟁력 높여

김형진 사장, ’증권 문외한’ 단어 씻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 기사의 사진

35년간 줄곧 은행에서만 몸 담았던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은행 출신이라는 외부의 시선을 조금씩 극복해 나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은행 출신 인사가 선임되면서 다른 지주사들의 증권사들 보다 상대적으로 지주의 지원을 잘 받지 못하는 신한금투가 최근 김 사장의 취임으로 지주의 지원을 든든히 받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반면 비증권 출신 CEO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했다.

이는 김 사장이 신한은행에서만 줄곧 35년간 일한데다 증권회사에서 직접 일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간 증권업계에 은행출신의 CEO들이 딱히 좋은 성적을 올린 적이 없다는 점도 한 몫했다.

특히 증권 전문통으로 알려진 전임자 강대석 전 신한금투 사장과도 비교됐었다. 그는 외부에서 영입된 증권전문가다. 때문에 당시 신한금투 노동조합은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김사장의 내정을 반대해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기대반 우려반 속에 김 사장은 지난해 7월 신한금투 새 수장 자리에 올랐다. 임기는 2년이다.

경북고와 영남대 경제학과를 나온 김 내정자는 신한은행에서 인사부장, 가치혁신본부 본부장, 경영기획 담당 부행장,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을 역임한 은행통이다.

입사 때부터 줄곧 신한금융에서 몸 담고 있는 김 사장은 신한은행 행원으로 시작해 착실히 승진하면서 전략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초 전략기획담당 부행장으로 임명되면서 신한금융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과 다른 기업과 협업 등에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2010년에 벌어진 ‘신한사태’가 2010년 12월 말에 신한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첫 임기 당시 전산수준의 업그레이드 등을 무난하게 수행한 것으로 평가돼 2012년 2월에 연임이 확정됐다. 이후 2013년 5월 인사에서 신한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요직으로 복귀하게 됐다.

신한금융 부사장으로서 일할 때 그는 지난 2015년 신한금투와 신한은행이 자산관리(WM)와 투자금융(IB)에서 협업해 시너지를 내는 개인자산관리(PWM)와 기업투자금융(CIB) 조직을 구축하는 데도 기여했다. 또 그동안 신한금융의 해외 현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베트남 등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적 방향 제시 능력과 추진력이 탁월해 당시 지주에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을 준비하는 신한금투 수장으로서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것. 또 그는 탁월한 리더쉽 소유자로, 업무처리가 빠르고 조직장악력이 뛰어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 사장이 신한금투 수장 자리로 낙점받았을 당시 신한금투는 녹록치않은 상황이었다. 국내 5대 증권사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던 신한금투가 초대형IB 싸움에서 자기자본 확충에 밀리며 중위권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간 신한금투와는 경쟁 조차 되지 않던 KB증권이 KB지주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현대증권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고, 이를 통해 KB지주는 최근 금융업계에서 신한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 마저 위협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김 사장은 덩치싸움과 내실 다지기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함은 물론 경영자로서의 자신의 능력도 보여줘야했다.

일단 김 사장이 취임한 뒤 신한금투의 순이익이 증가해 당초 업계에서 우려했던 전문성 부족을 어느 정도 씻어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한금투는 지난해 상반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86%나 늘어난 93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안에서 신한생명을 제치고 신한금투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이어 이익규모로 3위로 올라섰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증시가 워낙 호조여서 이번 실적을 김 사장의 취임 효과로만 보기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KB지주의 계열인 KB증권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5% 증가한 1297억원을 기록했고, 미래에셋대우도 159% 증가한 2738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특히, 현재 신한금투는 자기자본이 3조원대인데, 4조 원대인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5곳과 경쟁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금융사업을 더욱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과의 합병해 자기자본을 6조7000억원의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자기자본이 6000억원대에 불과했던 KB증권은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초대형 IB 자격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 대의 대형 증권사로 거듭난 상황이다.

김 사장은 현재 부족한 자본력을 딛고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명에 처해 있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2017년 7월에 신한금투와 신한은행이 투자금융에서 협업하는 기업투자금융(CIB)을 신한금융지주, 신한생명, 신한캐피탈까지 함께하는 그룹글로벌투자금융(GIB)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주도하면서 해법을 찾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면서 쌓은 전략·기획전문가로 꼽히는 데 역량을 발휘해왔던 김 사장은 지난해 초 취임할 때 주로 은행과 지주에서 일한 만큼 증권사 경영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을 들어왔다. 하지만 그룹의 투자전략을 주도하는 업무의 경우 신한금융에서 대표적 전략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이 적임자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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