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협상테이블 나와야···전직원 투표 제안” “투자유치 구두 약속에도 노조 측 태도 바꿔”“새 인수주체 실체 없어···법정관리行 불가피”노조 “일방적 주장···전직원 투표 거부할 것”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말이다. 그는 2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블스타 투자유치에 반발하는 노조를 향해 “조속히 협상테이블에 다시 나와달라”고 촉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은 “오는 30일이 움직일 수 없는 노사 합의 시한”이라며 “이날이 지나면 자율협약 절차가 중단되고 대규모 채권 연체와 상장폐지가 이어지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며 금호타이어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금호타이어 노조가 현재 직원들 다수의 진정한 의사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금호타이어 측이 해외 매각과 관련한 전직원 대상 투표를 진행해줄 것을 제안했다.
산업은행과 이 회장에 따르면 노조 측은 앞선 비공개 면담을 통해 자구계획 기본안에 합의했고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조정하자고 구두로 약속했다. ▲더블스타 자본유치 수용 ▲경영정상화와 장기 발전방안 수립 등을 위한 미래위원회 공동 구성 ▲27일까지 자구계획의 조속한 합의 등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 발표 ▲29일 또는 30일 노조원 투표 실시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24일 노조 총파업 중 국내 기업 인수 추진설이 제기되면서 회사의 매각 향방이 원점으로 돌아온 상태다.
이 회장은 “해외매각 반대 집회를 취소할 수 없다는 노조 측 요청에 의해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노조는 발표를 미뤄주면 24일 혹은 25일까지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전했지만 실체가 의심되는 제3자 인수 가능성에 태도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노조에 접촉하고 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후에도 노조와 접촉해 제3의 인수자와 지역 유력 정치인 등에 대한 진위를 최대한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회장은 “23일 오전 9시반부터 약 4시간에 걸쳐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고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도 역으로 향하다 차를 돌려 40분간 진지한 대화를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노조가 더블스타 투자유치를 수용했고 노조의 우려를 감안해 노사, 채권단 모두가 참여하는 조직을 만들자는 수준으로까지 얘기가 진전됐었다”고 주장했다.
비공개 회담 중 제기된 스톡옵션과 관련해서는 “노조 측으로부터 이 제안을 특별히 반긴다던지 반대한다는 등의 의사 표시는 없었다”면서 “회사 경영 정상화될 경우 그 이익을 직원들과 공유한다는 취지에 공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회장은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한다면 노조 측이 불편해할 수도 있지만 이 구두 합의는 양쪽의 의사가 진지하게 합치됐다고 봤다”면서 산은의 협상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조 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면서 예정된 기한 내 해외투자 유치를 동의하지 않는다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금호타이어 노조 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다른 국내 기업의 인수 추진설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새 인수주체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늦은 시점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나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의지와 관계 없이 인수 시한은 3월30일까지다”라고 못박았다.
끝으로 “당사자의 의견을 물어보고 싶다”면서 “전직원 투표에서 매각을 반대한다면 더 이상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 회장의 기자회견이 “치졸한 언론 플레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상태다.
노조 측은 “지난 23일 노조 대표자가 이동걸 회장을 만나기는 했지만 이 자리에서 해외자본 유치에 동의한 사실이 없다”면서 구두 합의의 존재를 부인했다. 경영정상화와 장기 발전방향은 산은 회장이 제시한 내용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이 있기 때문에 해외 매각에 반대한다”면서 “산은이 제시한 스톡옵션 부여와 전직원 투표 제안 역시 거부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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