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 원가 2억원 이상 시 특가법 적용물품가액 5억원 넘으면 5년 이상 징역상습적 조세포탈에 최소 10년 이상 징역회삿돈 사용 확인될 경우 배임·횡령죄도
지난 23일 관세청은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해외 물품 밀수와 그에 따른 관세 포탈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 및 서울 중구 한진관광 사무실, 대한항공 김포공항 사무실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는 관세법상 관세포탈죄(관세법 제270조)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관세청 관계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작성한 조 회장 일가 보유 명품 목록 등을 개인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일일이 대조해가면서 분석하고 있다”며 “추후 회사 법인카드 사용 내역까지 확대할지, 추가 압수수색을 할지 등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일단 일반 관세 부과 시효인 5년간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하고 있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했을 땐 10년간의 카드 내역을 조사할 수 있다”며 “수입 물품 가액이 커지면 특가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관세청의 수사 결과 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2억원 이상으로 확인되는 경우 특가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 그 금액이 5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는 밀수 및 조세 포탈이 조직적으로 기획됐고, 상습의 습벽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특가법 제6조 제8항 상의 상습 관세포탈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해당 범죄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한진 그룹 일가의 해외 구매 물품 밀반입을 둘러싼 각종 제보를 종합해보면 해외 물품 밀반입은 철저히 시스템화돼 지속적·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항공 직원들은 조 회장 일가를 지칭하는 코드명 ‘KIP’로 분류된 수하물은 항공기 부품으로 신고한 뒤 운송료·관세 일체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관세청은 관세포탈 의혹과 관련해 개인카드뿐만 아니라 법인카드 사용 내역도 곧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일단 언론에는 개인카드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나 진행 과정에 따라 당연히 한진그룹의 법인카드 조사도 예정돼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진 그룹 일가의 개인카드 사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조사하겠다는 관세청의 방침이 법인카드를 포함한 ‘전방위 조사’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이 사치품을 사들이기 위해 사용한 돈이 개인의 돈을 넘어 회삿돈을 사용했을 경우 업무상 회령이나 배임 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 한 언론매체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조 회장 일가가 해외에 휴가를 갔을 때, 모든 제반 비용을 대한항공 회사 비용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배임·횡령죄도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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