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진행된 취임식에 참석해 “그동안 국가 위험 관리자로서 금감원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며 “금융감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혁·진보 성향의 금융·경제학자인 윤 원장은 평소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와 금융위원회 권한 축소를 주장해왔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금융개혁 의지와 방향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윤 원장은 금감원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외부의 다양한 요구와 내부의 정체성 혼란을 꼽았다.
그는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국가 위험 관리자라는 금융감독 본연의 역할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금감원 또한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채 금융시장에 혼선을 초래한 점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시스템 건전성과 관련해 자금의 쏠림 현상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이 가계부채 문제가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잘못된 영업관행과 불공정한 거래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결과 저축은행 사태나 동양그룹 사태와 같은 금융소비자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국가 위험 관리자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제로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를 제시했다.
그는 “감독당국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금감원이라는 이름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라며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 관리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서 그리고 소신을 갖고 시의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윤 원장은 앞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잇따라 불명예 퇴진한 최흥식 전 원장, 김기식 전 원장에 이어 세 번째 민간 출신 금감원장으로 취임했다.
사상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인 최 전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한 친구 아들을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임 6개월만에 물러났다. 이어 취임한 김 전 원장은 제19대 국회의원 시절인 2014~2016년 더래미연구소 셀프후원 위법 논란과 피감기관 주관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에 휩싸여 취임 2주만에 낙마했다.
윤 원장은 1948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산타클라라대와 노스웨스턴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윤 원장은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교수,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등을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로 재직해왔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았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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