咸 영장 발부 시 21년 만에 현직 은행장 구속지방은행장, 지역 결탁형 비리 휘말려 철창행
서울서부지방검찰청 형사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지난 30일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함영주 은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적부심(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일 오후 진행되며 2일 오전께 구속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은행장이 크고 작은 비리에 휘말려 불명예 퇴진한 사례는 꽤 많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현재도 수사가 진행 중인 은행권 채용비리 사건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이번 채용비리에 연루됐는데 그 중 3명의 은행장이 구속 또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채용비리 외에도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도 휘말린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은 채용비리 등과 관련해 구속된 첫 번째 은행장으로 기록됐다. 만약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채용비리로 인해 재임 중 구속된 두 번째 은행장이자 첫 번째 현직 은행장이 된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11월 사퇴해 전직 은행장 신분으로 수사를 받았다. 다만 이 전 행장의 경우 구속 사유에 대한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며 법원에서 영장 발부를 기각했다. 결국 이 전 행장은 불구속 기소됐다.
지방은행의 경우 지방 권력 또는 지방 유력 기업과 결탁한 비리로 인해 현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사례가 왕왕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성세환 전 부산은행장이다.
BNK금융지주 회장을 겸하던 성 전 행장은 지난 2016년 1월 부산지역 건설업체 14곳에 대출을 공급하고 다시 BNK금융지주 주식을 사도록 해 주가를 끌어올린 이른바 ‘꺾기 대출’을 지시·묵인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구속 위기에 몰렸지만 구속을 면한 은행장도 있다.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은 지난 2014년 미래저축은행 부당 지원 논란과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긴 했지만 구속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또 2010년 신한금융그룹 내분 사태의 핵심이었던 이백순 당시 신한은행장 역시 경영 자문료를 횡령하고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부당한 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기는 했지만 구속에 이르지는 못했다.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가 전산 시스템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드러난 임영록 당시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당시 국민은행장도 나란히 현직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구속되지는 않았다.
시계를 매우 오래 전으로 돌려 보면 1990년대 중반까지 기업 대출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대출 승인권자인 은행장과 기업 간의 부적절한 접촉이 드러나 은행장이 옷을 벗은 사례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7년 IMF 외환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된 한보 사태다.
한보 사태 때는 전결 형식으로 불법대출을 승인했던 신광식 당시 제일은행장과 우찬목 당시 조흥은행장이 현직 상태에서 구속된 역사가 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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