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은 2년 전 520억원 이상의 차량 피해를 남긴 ‘차바’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어 손해보험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날 오전 9시 30분까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66건이다.
업계 1위사 삼성화재의 접수 건수가 4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KB손보는 11건, DB손보는 10건, 현대해상은 5건이었다.
전체 피해의 절반가량이 평일인 이날 오전 접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후까지 접수된 피해 건수는 200건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장마전선은 수도권보다는 남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려 아직까지 차량 침수 피해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1일 오전 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강수량은 전라도 복내(보성)가 220.5㎜, 군산이 207.7㎜였고 서울은 81.0㎜를 기록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대규모 차량 침수 피해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도로가 침수되거나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을 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전히 장마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태풍 쁘라삐룬이 남부지방을 지난다는 점이다.
태국어로 비의 신을 뜻하는 쁘라삐룬은 3일 제주도와 지리산 부근, 경상 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전국의 예상 강수량은 80~150㎜이며, 직접 영향권에 드는 해당 지역에는 최대 200㎜ 이상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쁘라삐룬의 이동 경로는 2016년 10월 울산과 부산 등에서 520억원 이상의 차량 피해를 남긴 태풍 차바와 유사해 또 다시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차바 상륙 당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및 낙하물 피해 건수는 9281건으로 피해액은 525억원에 달했다. 단순한 집중호우와 달리 태풍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을 동반해 각종 낙하물로 인한 차량 파손 피해도 속출한다.
2000년 이후 한반도를 강타한 역대 태풍 중에는 2003년 북상한 ‘매미’가 4만1042건(911건)의 피해를 남겨 가장 규모가 컸다. ‘볼라벤’, ‘덴빈’, 산바‘ 등 3개의 태풍과 집중호우가 이어진 2012년에는 2만3051건의 피해가 접수됐으며 피해액은 495억원이었다.
올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1분기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한 손보사들은 장마와 겹친 태풍 소식에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11개 손보사의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483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 907억원 이익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1분기 78.2%에서 올해 동기 82.6%로 4.4%포인트 상승했다. 발생손해액은 2조8806억원에서 3조907억원으로 2101억원(7.3%) 늘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것은 2월 초 폭설과 한파가 기승을 부린데 이어 3월 보험금 지급 기준이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손해율 하락에 따른 보험료 인하 경쟁 심화와 자동차 정비수가 등 비용 상승으로 손해율 악화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손보사들은 차량 침수 피해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침수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여름철 차량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침수예방 비상팀’을 운영한다.
이 기간 하천 주차장과 저지대 등 전국의 상습 침수지역 240여곳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집중호우로 인한 긴급 상황 발생 시 차량을 안전지대로 견인한다.
삼성화재는 또 상습 침수지역 관할 관공서에 안전시설물 설치를 요청하고 배수 불량지역 점검을 건의하고 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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