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9℃

  • 인천 10℃

  • 백령 8℃

  • 춘천 10℃

  • 강릉 5℃

  • 청주 11℃

  • 수원 10℃

  • 안동 10℃

  • 울릉도 7℃

  • 독도 7℃

  • 대전 11℃

  • 전주 11℃

  • 광주 10℃

  • 목포 9℃

  • 여수 13℃

  • 대구 11℃

  • 울산 9℃

  • 창원 12℃

  • 부산 11℃

  • 제주 12℃

정용진, 편의점 가격갑질?···‘대형마트인지 편의점인지’

정용진, 편의점 가격갑질?···‘대형마트인지 편의점인지’

등록 2018.08.30 08:47

이지영

  기자

공유

이마트24 일부상품 대형마트 가격 인하 물가안정 프로젝트 ‘더 프라이스’ 곧 도입골목길 소상인 “이럴줄 알았다” 울분토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편의점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공격적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엔 저가 공세로 점유율 확장에 나섰다. 이마트24에서 대형마트 수준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마트에서 대형마트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골목 곳곳에 자리잡은 소상공인들은 치명타다. 소상공인들은 대기업이 결국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경계를 허물며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마트24에서 물가안정 프로젝트 ‘더 프라이스’라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더프라이스’는 가격이 민감한 상품과 수요가 높은 민생상품을 대형마트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하는 프로젝트다. ‘더 가까운 곳에서’, ‘더 싼 상품을’, ‘더 많이’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정 부회장은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고 가맹점의 매출도 올리고, 타 편의점과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심산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예를들면 편의점에서 3개에 2000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하던 계란을 30구 4390원의 대형마트 수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 이마트24는 우선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16 품목을 선정해 가격을 다운시켜 판매하기로 했다. 향후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늘려 연중 운영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 시장 급성장세에 대형마트의 성장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편의점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일단 지난해 ‘위드미 간판을 떼고 이마트24로 브랜드를 교체한 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매장수를 늘리고 있다. 편의점 업계 꼴지였던 이마트24는 이미 4위였던 미니스톱을 제친 지 오래다. 작년 2000개 수준이었던 점포는 3000개를 넘어섰다. 내년까지 5000개, 2020년까지 6000개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드미’에서 간판을 바꾼 이마트24는 다른 편의점과 달리 빠르게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다. 이마트24가 기존 편의점 가격 정책과 달리 대형마트와 비슷한 수준의 값싼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면 ‘작은 이마트’가 들어선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 굳이 물건을 싸게 사려고 대형마트나 시장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반면, 경쟁 편의점이나 골목의 소상공인들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생계를 위협한다는 주장을 하며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이 변종 SSM을 출점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후 매장 확장이 어려워지자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의점을 통한 상권 확장에 나섰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이마트24의 가격인하 조짐에 양재역 인근에 작은 가계를 운영하는 김소월(가명, 54세)씨는 “이마트가 슈퍼마켓(SSM, 기업형슈퍼마켓)과 브랜드 없이 동네 골목을 장악하더니 이제는 편의점을 통해 상권을 침해하려고 한다”면서 “이마트24가 일부 제품 가격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은 골목상권을 장악하겠다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이 편의점을 통해 가격을 낮춰 소비자를 싹쓸이 한다면 우리같은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다”고 호소했다. 특히 “대기업이 이런식으로 장사를 하면 동네의 수많은 상인들은 (장사를)접을 수밖에 없다. 동네슈퍼랑 대형마트나 다름없는 편의점이랑 어떻게 경쟁이 되겠냐”고 울분을 토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