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미국 출장 동행한미FTA 협상 경험·인맥 총동원한 듯트럼프 재검토지시···정·관 지원 청신호
김 전 본부장은 2007년 한미 FTA 협상 때 한국 수석대표를 지내고 2008년 추가 협상에도 장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으면서 자동차산업과 현대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과거의 협상 경험과 더불어 당시 쌓은 현지 인맥을 최근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전 본부장은 최근 정 수석부회장의 미국 출장길에 동행해 월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를 만났다. 특별고문 자격으로 정 수석부회장 출장에 조언하면서도 현지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미국발 수입자동차 관세폭탄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주력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미국 정부가 자국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막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단순히 현대차그룹의 피해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 업체 등 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안이다.
‘대미통상’ 역할을 맡은 김 전 본부장이 지난 7월 현대차그룹에 합류하면서 해결점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당시 출근 직후 현대차그룹이 지난 6월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집중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견서는 미국이 수입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현지에서 현대차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다. 김 전 본부장의 트럼프 대통령이 긴박한 협상을 즐겨 강경노선을 취하지 않으면서도 줄다리기를 하는 신중한 전략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김 전 본부장이 한미 FTA 협상을 이끌었던 만큼 미국과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동시에 높은 것으로 안다”며 “현대차그룹에서 최근 미국발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매우 긍정적인 결정을 했다는 평가가 대다수”라고 전했다.
실제 이번 정 수석부회장과 김 전 본부장의 출장 이후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고율 관세부과에 재검토를 참모진에 지시했고 정 수석부회장이 관세 부과 예외 방안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귀국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자동차 232조 면제를 확보하는 데 모든 통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는 등 다각적인 노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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