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울 여의도 포함 전국 14곳서 대규모 파업현대차 노조, 광주형 일자리 반대···“車산업 파국 막아야”한국지엠 노조, 법인분리 저지···12월 중 2차 쟁의조정 신청
21일 노동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날 ‘적폐 청산’, ‘노조할 권리’, ‘사회 대개혁’,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노벙법 개악 중단’ 등을 구호로 내걸고 총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서울 여의도 본집회를 포함한 전국 14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키로 했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민주노총 산하 조직은 사업장별로 일정 시간 노동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와 한국지엠 노조가 선봉에 선다. 현대차 전 조합원은 이날 4시간 파업을 실시한다. 생산 1직은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2직은 오후 10시30분부터 자정인 0시30분까지 각 2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상시1조와 상시주간조, 일반직도 2시간씩 일손을 멈춘다.
현대차 노조가 이번 총파업에 앞장선 이유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일자리 정책 중 하나인 광주형 일자리는 기업이 낮은 임금으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리·후생 비용 지원으로 낮은 임금을 보전하는 사업이다.
광주시는 현대차가 참여하는 합작법인 설립 후 2022년까지 빛그린산단 62만8000m² 부지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 공장을 세워 직접고용 1000여명, 간접고용 1만여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임금은 기존 생산직 연봉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추진을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측이 노조 의견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한 사업이고, 경차 시장이 이미 포화돼 치킨게임과 풍선효과로 현대차와 한국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회사 경영 위기를 가속화시키고 노동자의 임금을 하향 평준화하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과잉중복투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파국을 불러올 것”이라며 “기존 경차 생산지역과 위기에 빠진 부품사들은 매출감소로 부도에 내몰리며, 노동자는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의 후폭풍을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당초 현대차와 광주시의 협상 마지노선은 지난 15일이었지만, 양측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광주형 일자리 무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20일부터 막바지 협상이 재개된 만큼, 노조는 사측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연구개발(R&D) 법인 분리에 맞서기 위해 낮 12시 40분부터 3시간 동안 총파업 투쟁에 나선다. 인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등 조합원 대부분이 파업에 참가한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1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GM 테크니컬센터코리아(가칭)’ 설립 안건을 가결시켰다. 한국지엠은 신설 법인 설립으로 GM 본사의 글로벌 제품 개발 프로젝트 확보는 물론,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측은 다음달 3일까지 법인 분할과 신설법인의 소유권 등기이전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법인분리가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생산공장만 따로 분리하면 한국지엠은 단순 생산하청기지로 전락하게 되고,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장기적으로 공장 폐쇄 또는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총력 투쟁을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이후 출근 선전전과 철야농성 등을 벌이고 있다.
노사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사측에 구속력있는 특별단체교섭을 10여차례 요청했지만, 사측은 교섭 대신 협의를 하자는 입장이다.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노사 갈등 중재를 위해 ‘3차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사측은 산업은행과의 단독 논의를, 노조는 조건부 참여를 내세우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법인분할은 조합원의 고용생존권이 걸린 중대한 사항으로, 필히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며 “민주노총 총파업을 시작으로 새로운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다음달에는 중노위에 2차 쟁의조정도 신청해 파업권을 확보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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