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줄여 8000억원 규모의 수수료를 추가 감축키로 하면서 각종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 소비자들에게 제공됐던 혜택은 오히려 줄어들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오전 당정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구간은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확대된다.
적격비용 산정 결과 확인된 카드 수수료 인하 여력 중 지난해 이후 시행한 정책효과를 제외한 8000억원 이내에서 수수료율을 인하한다. 내년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택시 사업자대한 우대 수수료율 적용으로 등으로 6000억원 규모의 수수료가 인하돼 총 1조4000억원의 수수료가 경감된다.
특히 전체 인하분 중 37%는 5억~10억원(약 20만개), 30%는 10억~30억원(약 4만6000개) 구간에 배분해 연 매출 5억~30억원의 신설 우대구간의 수수료율을 대폭 인하함으로써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였다.
카드 종류별 평균 수수료율은 신용카드는 연 매출 5억~10억원 구간은 약 2.05%에서 1.4%로 0.65%포인트, 10억~30억원 구간은 약 2.21%에서 1.6%로 0.61%포인트 인하된다. 체크카드는 연 매출 5억~10억원 구간은 약 1.56%에서 1.1%로 0.46%포인트, 10억~30억원 구간은 1.58%에서 1.3%로 0.28%포인트 낮아진다.
이에 따라 전체 가맹점 269만개 중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의 비중은 84%에서 93%로 확대된다.
가맹점 연 매출 규모에 따라 5억~10억원은 연간 147만원, 10억~30억원은 연간 505만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인 연 매출 3억원 이하, 3억~5억원 구간의 영세·중소가맹점은 부가가치세 매출세액 공제에 따라 현재도 실질적인 카드 수수료 부담이 없는 상태다.
업종별 연 매출 5억~10억원 가맹점을 기준으로 편의점 약 1만5000개는 연간 322억원(평균 214만원), 음식점 약 3만7000개는 연간 1064억원(평균 288만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
슈퍼마켓과 제과점 등 골목상권 소상공인 역시 연간 84억~129억원(평균 279만~322만원)의 수수료가 경감된다.
이와 함께 마케팅 비용 산정 방식 개선을 통해 연 매출 5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2% 이내로 인하를 유도한다.
연 매출 100억원 이하는 평균 2.2%에서 1.9%로 0.3%포인트, 연 매출 100억~500억원은 2.17%에서 1.95%로 0.22%포인트 내린다.
최훈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카드 수수료 인하 혜택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귀속되도록 해 경영 부담 경감을 통한 일자리 확대와 소득 증가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은 3년 주기 수수료 재산정에 따라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산출된 적격비용에 따라 정해졌다.
이를 위해 카드 수수료에 반영되는 마케팅 비용을 매출액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해 수수료율 역진성을 해소했다. 대형 가맹점에 대한 과도한 경제적 이익 제공을 제한하는 등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 구조를 개선키로 했다.
최 국장은 “외형 확대를 위해 대형 가맹점 등에 과도하게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을 합리적으로 감축할 경우 수지 개선이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 카드사들의 고비용 마케팅 비용 감축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수수료 개편으로 포인트 적립과 할인, 무이자 할부 등 소비자들에게 제공됐던 부가서비스를 대폭 줄어들게 됐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누리는 혜택은 오히려 축소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과연 이러한 형태의 수수료 개편이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다”라며 “오히려 서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됐던 마트 부이자 할부나 할인, 포인트 적립 등 소비자 혜택만 축소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 국장은 “카드 회원이 누리는 부가서비스는 연회비의 7배 이상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신용카드 이용으로 받는 혜택과 비용의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는 이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한 규제 완화와 부가서비스 축소를 위한 약관 변경 승인 등을 요청한 상태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과 8개 전업계 카드사 사장단은 지난 2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만나 이러한 정책과제를 건의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용카드가 민간 소비 지출의 70%를 차지하는 지배적인 결제수단으로 정착한 만큼 카드업계의 국민경제 차원 사회적 책임과 가맹점, 소비자와 상생을 통한 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해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금융당국, 업계간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카드업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찾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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