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민주화 운동 이후 최대 양심선언이라 생각”지난해 UAE 특사 의혹부터 조국까지 연일 헛발질
그런데 신 전 사무관의 기자회견이 어제(2일) 긴급히 열렸고, 오늘(3일)은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회의에서 신 전 사무관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날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80년대 민주화 운동 이후 최대 양심선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당 입장에선 정부여당을 괴롭히고 있는 신 전 사무관의 폭로가 반가울 일이지만, 이정도로 고평가할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민주화 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양심선언은 감히 어떤 것이 더 가치있다고 평가할 순 없겠지만, 군부정권 하에서 운동처럼 번졌던 양심선언은 민주화를 한 발짝 앞서게 해준 것은 분명합니다. 당시 군부정권은 부정선거를 일삼고 군을 투입해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던 때였죠.
박정희 정권시절엔 초등학교 교사 허헌구씨가 양심선언을 통해 2·12 국민투표를 앞두고 교육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정투표 획책 과정과 대리투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중사 출신 최영신씨는 9년 후 양심선언을 하기도 했죠. 노태우 정권에서는 육군 중위였던 이지문씨가 총선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군에서 여당후보에 투표를 강요하는 부정투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양심선언한 사건도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정부에서 일하며 나름 순탄한 일생이 보장된 사람들이었지만, 양심선언 이후 ‘배신자’로 낙인 찍혀 사회에서도 쉽게 자리를 잡기 힘든 삶은 살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민주화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이러한 양심선언들이 신 전 사무관의 폭로와 비교될지 의문입니다. 또한, 한국당이 왜 신 전 사무관의 폭로를 “민주화 운동 이후 최대 양심선언”으로 평가하는지도 생각해봐야겠는데요. 이러한 섣부른 평가가 자칫 ‘헛발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당은 이미 지난해 여러번 헛발질을 경험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UAE(아랍에미리트) 특사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간 것을 두고 여러 의혹을 제기했지만, 전부 헛발질로 그쳤습니다. 한국당은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31일에도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불러다 놓고 뚜렷한 성과를 못내는 등, 2018년 한해의 시작부터 끝까지 헛발질의 연속이었습니다.
한국당은 앞서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논의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열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지만, 실제 기재위가 열린다고 해도 한국당이 정부여당에 타격을 줄 수 있을만한 상황은 나오기 힘들어 보입니다. 지난 운영위 역시 ‘맹탕’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당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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