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반영 50% 미만 고가 부동산에 한해 적극 상향한남·이태원·삼성동 고가주택 소유자 거센 반발국토부, 중저가 단독주택 95%는 증가폭 제한 예상가격 현실화는 형평성 시비 바로잡는 공정화 작업
지난해 8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이 했던 말이다.
서울과 지방간 주택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 차이를 보이고 특히 고가 단독주택의 경우 시세의 절반(40%)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자 공시가격 상향 등 정상화를 예고했던 것이다. 공시가격 정상화에 따른 세금폭탄 얘기다.
이 같은 얘기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실제 국토부는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산정가격 의견청취를 받고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달 13일 표준지 공시지가를 최종 공시할 예정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시지가 산출은 국토부 의뢰를 받은 2명 이상의 평가사들이 1차적으로 표준지에 대한 평가액을 매기고, 평가사들과 국토부가 가격균형회의를 열어 공시지가 통보액을 결정한다.
이후 한국감정원이 토지 소유주들에게 의견 수렴을 거쳐, 국토부가 최종 공시지가를 발표한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감정평가사들에게 ㎡당 시세 3000만 원이 넘는 토지에 공시지가를 최대 2배까지 인상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세금 폭탄이 일파만파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들면,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의 경우 시세 반영률 80%를 적용하면 공시가격이 26억5000만원에서 40억원으로 높아져 보유세가 약 1277만원에서 1915만원으로 높아지고, 서울 연남동 387㎥ 주택은 10억9000만원에서 32억3000만원으로 공시 예정가격이 약 3배 뛰면서 보유세 역시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발 세금폭탄은 진정 사실일까.
결론적부터 말하면 대부분 그렇지 않다. 일부 한남, 이태원, 연남, 삼성, 개포, 방배, 망원, 쌍문, 장안, 홍제동 등 강남북 부촌에선 공시지가가 크게 오를 수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공시지가 급등에 따른 세금폭탄이 현실화하기 어렵다.
정부의 공식 해명만 봐도 그렇다. 국토부는 전체 95% 이상을 차지하는 중저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가격이 급등해 고가 부동산에 해당되나 공시가격이 시세상승분을 따라잡지 못해 형평성 훼손이 심한 부동산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공시가격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며 "전체의 95% 이상의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상승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 단독주택은 지난해 2억9500만원에서 올해 3억800만원으로 4.4%, 중랑구 묵동 한 다가구주택은 지난해 2억4900만원에서 올해 2억7600만원으로 10.8% 오른다.
국토부는 아울러 단독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이 30% 이상 오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설령 공시가격이 30% 오르더라도 재산보유 지역가입자 가구의 건강보험료 평균 인상률을 약 4% 수준으로 예상했다.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료, 임대주택 등 복지수급 체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올해 고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50~100% 이상 급등해도 ‘세금폭탄’ 사례는 제한적이라는 전망이다. 1주택자의 종부세 등 보유세는 공시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못하도록 법적 상한선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지난해 주택 보유세 납부액이 400만원이었던 1주택자라면 공시가격이 급등해도 올해 세액은 최대 600만원으로 묶인다.
또 서울 등 46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상한선 200%가 적용된다. 지난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당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300%를 상한선으로 두었는데, 연말 여야가 국회 민생법안 처리 과정에서 이를 200%로 낮춘 바 있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고가 1주택자 세액이 전년보다 50% 오르는 게 적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간의 실질 감세분까지 고려하면 여전히 혜택”이라며 “다만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보유세 급상승으로 인해 주택 매각을 고려하는 이들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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