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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수자원공사의 ‘35년 밥그릇 싸움’

[WHY]한수원-수자원공사의 ‘35년 밥그릇 싸움’

등록 2019.02.25 15:26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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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수원 수력발전댐 수공에 위탁해 일괄 운영 지시한수원 “물장사 하려는 것” vs 수공 “국가 편익을 위한 것”오는 6월 국가물관리위원회 구성⋯정부 “올해 결론낸다”

한국수력원자력(左) 수자원공사(右)한국수력원자력(左) 수자원공사(右)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수자원공사(이하 수공) 간의 갈등이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수력발전용 댐 관리의 운영권을 놓고서다. 이처럼 두 기관 간 협상이 길어지면서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다.

2016년 6월 정부는 공기업 기능조정의 일환으로 한수원의 수력발전댐 10개를 수공에게 위탁해 일괄 운영하도록 했다. 기후변화로 가뭄·홍수 급증 등 물관리 여건이 악화돼 댐관리 통합으로 물관리의 효율성을 기하겠다는 취지였다.

이같은 정부 결정 이후 한수원과 수공은 수십차례에 걸친 실무협의를 거쳤지만 댐관리 일원화 합의에 실패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중재에 나섰지만 두 기관의 입장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댐관리 일원화 합의 지연에 대해 두 기관은 서로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수질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경기도와 서울시에서 엄청난 물값을 받아가는 수자원공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온다”며 “4대강 사업 추진 시절의 재정 부담을 물관리 일원화라는 명목 아래 물값을 받아 피해나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공이 한수원 댐을 가져간 뒤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높은 ‘물값’을 청구할 것이란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정 사장은 “수공의 물관리 일원화 시도는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환경부가 수공에서 정확한 보고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노파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수공은 지금도 자체 다목적댐에서 원수 그대로의 물을 흘려보내며 ㎥당 52.7원의 물값을 청구하고 있다”며 “물을 무상 공급하는 한수원 댐을 가져가 새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꼼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공은 14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 앉고 있는 상황이다.

물값 논란과 관련해 수공은 수력댐을 가져오더라도 하천법에 따라 각 지자체에 물값을 청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한수원이 정부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수공 관계자는 “발전소는 한수원에서 직접 운영관리하고 발전수익 역시 한수원에게 모두 귀속되며 용수판매도 불가능 하므로 수공의 수익증대와는 무관하다”며 “한수원이 국가 편익은 고려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 따져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수공 관계자는 “다목적댐은 용수판매, 발전이익 보다는 재해예방 등 공공이익을 우선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댐관리 일원화 역시 이상가뭄·홍수 등 재해발생이 심화됨에 따라 수량관리를 전문기관으로 일원화하고, 댐간 연계운영을 통해 이·치수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임에도 마치 양 기관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두 기관의 갈등이 최근 표면화됐지만 불씨는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공기관 기능 조정에 따라 여러 댐을 한수원과 수공이 ‘나눠 먹기’식으로 가져가서다. 두 회사는 이후 35년간 댐 관리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쳐왔다.

한수원과 수공의 신경전이 고조되자 국무조정실이 중재에 나섰다. 작년 말 기재부와 산업부, 환경부 등과의 공동 협의에서 ‘2019년 하반기까지 연구용역을 거쳐 수력댐 기능 조정을 재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6월 물관리기본법이 시행되면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구성되기 때문에 여기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대한 올해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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