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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확실성’ 홍남기·여당이 키운다···거래세 이견 점입가경

증시 ‘불확실성’ 홍남기·여당이 키운다···거래세 이견 점입가경

등록 2019.03.07 15:08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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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폐지” vs “단계적 인하”···당정 기싸움 “최종안 4월 안 결정” vs “2020년 중반 발표”당정 엇박자에 “증권 시장 혼선만 초래” 비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홍남기 경제부총리,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증권 거래세 폐지를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세제당국인 기획재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다. 여당에서는 단계적 폐지를, 기재부에서는 단계적 인하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여당과 세제당국이 미묘한 엇박자를 이어가고 있어 증권 시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지난 5일 민주당 자본시장특위는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 논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위는 증권거래세 폐지의 경우 세율은 순차적으로 낮춰 최종적으로는 폐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위 위원장인 최운열 의원은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손익을 모두 합산한 뒤 이익을 본 만큼만 세금을 내는 방향으로 관련 세제를 바꿀 것”이라 밝혔다.

최 의원은 “불합리한 과세체계로는 자본시장이 혁신성장을 위한 자금공급원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도 조세중립성과 형평성, 국제적 정합성에 부합하는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거래세를 도입할 당시에는 전산화 미비로 소득 파악이 어려워서 행정편의주의적으로 거래행위에 과세를 했던 것”이라며 “지금은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소득 파악이 되기 때문에 불공평한 과세 체계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1100조원에 달하는 시중의 유동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부동산에 몰려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는데, 이를 자본시장으로 유입시켜 생산적인 금융으로 활용하는 게 혁신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아직 기획재정부의 의견이 반영이 안됐다"며 "당정협의를 통해 기재부와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정부는 증권거래세 폐지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인천세관에서 열린 전국세관장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을 두고 “정부와 상의한 바 없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 계획은 검토가 끝나는대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정간 엇박자 논란은 지난 17일 기재부가 증권거래세 개편을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에 “단시간에 개편안을 내놓긴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 알려지며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민주당은 이미 당차원에서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었다. 지난해 12월 국회에는 최운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증권거래세법 폐지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월 15일 열린 금융 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거나 인하해 달라”는 업계 요구에 “이제 공론화할 시점”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당정이 내년부터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못을 박았다.

기재부의 발언은 여당과 금융투자업계의 증권거래세 폐지 움직임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여당은 증권거래세 완화를 거론하면서 기재부를 줄기차게 압박했다.

21일 이해찬 대표는 금융투자업계 고위 인사들과 여의도 모처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는 등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 논의는 급물살을 타는 것으로 보였다.

지속된 여당의 압박과 홍 부총리 또한 “인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그간 인하 및 폐지를 반대해온 기재부도 방향을 어느정도 선회한 듯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1일 “부총리 발언대로 검토단계가 중간 정도 와 있다”며 “세수가 워낙 커서 조금만 인하해도 감소폭이 크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연구용역과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주식 양도소득세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내년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지난 24일 증권거래세 인하 검토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폐지는 아니라며 못을 박았다. 그는“일각에서 제기한 증권거래세 폐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전히 증권거래세 개편에 대한 방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부와 여당이 증권거래세를 두고 자꾸 엇박자를 내면서 시장의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많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거래세 폐지가 증시 활성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기대치가 한껏 올라간 상황에서 물을 끼얹은 상황”이라며 “시장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정부에서 빠른 조율에 나서 확실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과 기획재정부가 증권거래세의 폐지 여부를 논의할 때 시간이 상당히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는 5일 내놓은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안을 토대로 최종안을 4월 안에 결정한 뒤 당정협의를 거쳐 빠르게 입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민주당 자본시장특위의 과세체계 개편안을 포함해 주식 양도세와 증권거래세를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에 관련된 연구용역과 태스크포스팀 논의를 거쳐 심도 있게 검토한 사항을 2020년 중반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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